2-17. 코칭의 첫 단추, 자각

by 청리성 김작가

‘자각(自覺)’

흔하게 그리고 편하게 사용하는 단어다. 별생각 없이 사용하기도 한다. 의미가 어렵지도 않다. 한자 그대로 해석하면, 스스로 깨닫는 것을 말한다. 공통으로는 ‘아!’라는 감탄사가 내뱉는다. 자각할 때는 크게 두 상황이다. 새롭게 알게 됐을 때와 기억 어딘가에 덮어놨던 것을 들춰낼 때다. 자각을 알아차림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명상할 때 이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신체 부위 하나하나를 지목하면서 그 감각을 알아차리라고 하는데, 그렇게 노력할 때 각 부위의 감각이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알아차리는 감각, 곧 자각이다.


자각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스스로 알아채는 것과 누군가의 도움으로 알아차리는 거다. 전자보다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 누군가의 말 혹은 행동을 보고 깨닫게 되는 거다. 왜 이럴 때 있지 않은가? 버스에서 한숨 잘 자고 내리는데, 앞에 걸어가는 사람의 뒤통수를 본다. 쥐가 파먹은 듯한 모양이다. 순간, ‘앗! 내 머리도?’ 하며 자기 뒤통수를 만져본다. 그렇게 다듬는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종종 있다. 예전에는 ‘에이! 머리 좀 만지고 내리지.’하며 칠칠치 못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감사, 감사’하며 손을 뒤통수에 보낸다.


출근길에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가 떠오른다.

비가 왔다가 그쳤다. 여러 사람이 버스에서 내리는 데, 한 명이 내렸다 다시 버스로 올라와 뒷자리로 빠르게 걸었다. 한 자리에서 고개를 숙이더니 무언가를 집어 들었는데, 우산이었다. 우산을 들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버스에서 내렸다. 이 사람이 한 행동을 추측해 봤다. 아! 의도한 건 아니고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가 오지 않으니, 평소같이 무심히 내렸다. 앞에 걸어가는 사람들을 봤는데 손에 우산이 들려있는 게 보였다. 처음에는 ‘뭐지?’ 했다가 ‘아차!’ 하면서, 자기가 버스에 두고 온 우산이 생각났다. 그래서 급히 버스에 다시 뛰어올랐던 거다. 필자도 우산을 버스에 두고 내렸던 기억이 있다. 집에 들어오고 나서, 현관에 있던 우산을 본 다음에야, 버스에 두고 온 우산이 떠올랐다. 빨리도 자각했다.


일상에선 이렇게 가벼운 ‘자각’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성과 향상을 위한 코칭 리더십>을 읽으면서다. 그 시작은 이랬다. “코칭의 첫 번째 핵심 요소는 자각이다.” 공감했다. 코칭을 공부하는 현시점에서, 자주 들었던 이야기다. 고객이 자기 문제를 자각하고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원활한 코칭이 이루어진다. 코칭의 첫 단추가 자각이라는 말이다. 저자는 사전에서 소개하는 자각의 의미를 몇 가지 언급했는데, 그중 ‘웹스터 사전’이 풀이한 해석이 마음에 든다며 이렇게 소개했다. “자각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을 조심스럽게 관찰하거나 해석하여 어떤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어떤가? 좀 더 감각적으로 이해되지 않는가? 연결해서 코칭에 관해서는 이렇게 말한다.


“코칭의 원칙은, 자각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코칭이 마치, 자각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하는 듯하다. 그렇게 바라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건, 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이 설명 때문이다. “자각을 깨우는 코칭은 각 개인의 고유한 신체적, 정신적 특징을 드러내 주고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지시 없이도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며,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다.” 코치가 자각을 불러일으켰을 때, 얻는 긍정적 결과로 볼 수 있다.


코치가 질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칭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절반 이상이 질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코칭의 전반적인 흐름도 질문에 따라 그 방향이 갈린다. 코칭 관련 책을 보더라도, 코치들만의 다양한 질문 리스트가 소개된다. “누가 누가 질문을 잘하나?” 하며 뽐내는 듯하기도 하고, 자기 경험을 최대한 소개해주려는 대인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코칭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런 책을 보면서, 상황별 질문 리스트를 정리하고 계속 살펴보면 좋다. 상황에 따라 질문해야 하는데, 리스트가 무슨 소용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다. “기본도 안 됐는데, 응용한다고요?” 기본에 먼저 충실해야 한다. 선배 코치들이 정리한 질문 리스트는, 경험이라는 터널을 거치고 살아온 아이들(?)이다. 어느 정도 보증이 됐다는 말이다. 이렇게 익혀놓은 질문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그리고 필요한 순간에, 입에서 자동 출력되는 마술을 부리기도 한다.


코치는 고객이 자각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질문해야 한다.

고객이 방향을 잡지 못할 때는, 관점을 전환해서 자각하도록 도와준다. 사고를 확장하거나 깊이 있게 들어가서 생각하도록 한다. 그렇게 흐름을 이어갈 때 고객은 어느 순간, “아! 맞네요!”, “아! 그러네요!”라며 자각했다는 것을 알린다. 코칭할 때 가장 짜릿한 순간이, 바로 이때다. 뭔가를 해야겠다고 결심은 하지만,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가 있다. 보통은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풀이하는데, 의지보다는 자각이라고 봐야 한다. 필요성이나 절박함 등의 이유를 자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각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자각하도록 해야 한다. 코치나 그 외의 사람들을 통해 도움을 받는 건, 좋은 방법이다. 사람은 혼자서 무언가를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군가가, 24시간 따라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혼자서도 자각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명상을 추천한다. 명상 앱에서 설명하는 대로 따라 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를 알 듯하다. 깊이 호흡하면서 지금 내 상태를 자각하게 한다. 의자에 닿은 몸의 느낌, 발이 땅에 닿은 느낌. 그리고 그밖에 알아차릴 수 있는 느낌 등을 떠올리게 했다.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자각이 아닐까 싶다.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내 안에서 올라오는 감정이나 생각까지 자각하게 된다.


중요한 건, 온전히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갖는 거다.

그렇게 자각에 민감하도록 자신을 만들어야 한다. 길이 없는 숲을 가본 적이 있는가? 그 앞에 잠시 서서 어디로 가야 할지 살펴본다. 그나마 수월하게 갈 수 있는 방향으로 발길을 옮긴다. 다음 사람은 자연스레 내 뒤를 따라온다. 그리고 다음 사람도 그렇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주 다니면서 그곳이 진짜 길이 된다. 자각에 민감하도록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온전히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그렇게 하면 조금씩 자연스러워지고, 자각 민감도도 강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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