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코치로서의 사명을 발견하다.

by 청리성 김작가

KAC(Korea Associate Coach) 실기 시험, 전날이었다.

실기 시험에 통과하면, 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가 된다는 생각에 설렜다. 우연한 계기로 코칭의 세계를 알게 되었는데, 그때의 상황이 떠올랐다. 코치라는 표현을 종종 들었던 때였다. 누군가가 자신을 소개할 때, 이름 뒤에 코치라는 표현을 붙였다. 회사에서 이름 뒤에 직급을 붙이는 것처럼. 일반적으로 코치라고 하면, 스포츠를 떠올린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코치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사람들은, 그와 관련된 무언가를 가르치는 사람으로 생각했다. 관심이 있는 분야가 아니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우연히 들은 강의를 통해, 코치에 개념을 달리하게 되었다.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정의는, 완전히 잘못된 표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잉? 아니라고?’ 코치의 정의는 이렇다. “고객에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려, 고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 여기서 중요한 건, 떨어진 에너지를 끌어올린다는 말이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으면 아무런 아이디어도 낼 수 없다. 기운이 다운됐을 때를 생각하면 어렵지 않게 이해된다. 모든 게 귀찮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도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런데 누가 계속 아이디어를 내보라고 하면 어떻겠는가? 짜증만 날 뿐이다.



코치는 떨어진 에너지를 올려주는 사람이다.

뭐로? 코칭의 기술로. 그래서 교육받을 때 이런 기술을 배운다. 총 다섯 가지다. 공감, 경청, 인정과 칭찬, 질문, 피드백. 필자는 이 정의를 듣고 이해하면서, 머리를 한 방 맞은 느낌과 동시에, 가슴과 온몸에 찌릿함을 느꼈다.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바로 결심하고 바로 교육을 받았다.


KAC 인증 시험은, 세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서류를 접수한다. 요구한 서류가 모두 충족돼야 통과된다. 서류 통과가 된 사람은 필기시험을 치른다. 여기까지 통과를 해야, 마지막 관문인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된다. 코칭 시연이 실기 시험이다. 앞서 말한 서류 제출을 준비하는데,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이 있다. 코칭 실습시간을 채우는 거다. 50시간의 코칭 실습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짧은 시간 준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채우라는 의미는, 코칭 실습을 하면서 깨달았다. 코칭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연습 시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코칭 실습을 하면서, 코치라는 역할에 더 매력을 느꼈다.

작은 탄성 소리를 듣거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원인을 찾았다고 할 때 그렇다. 난 별로 한 게 없는 것 같은데, 너무 큰 도움을 받았다며, 연신 고맙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코칭 프로세스에 나온 순서와 내용대로 질문한 것밖에 없는데 그런 반응을 보니, 코칭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코칭을 가르쳐 주신 코치님은, 코칭을 이렇게 표현하신다. “사람을 살리는 도구다.” 처음에는 과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코칭을 거듭하면서, 마음의 고개가 끄덕여진다.


KAC는 코칭 기관에서 시험을 치른다.

기초 과정을 배운 코칭 기관에서 시험에 응시한 사람들을 모아 시험을 치르는 거다. 같이 배운 사람들은 서로 알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사람들을 카톡방에 초대해서 공지 사항 등을 전달한다. 때로는 그 방에 있는 사람들과 상호 코칭을 하기도 한다. 누구와 만나서 실기 시험을 치르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시험 날이 임박했을 때, 한 분과 상호 코칭을 하게 됐다.



초면인데, 연락이 와서 전화 통화로 하게 되었다.

필자가 고객 역할을 하는데,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야 할 질문을 빠트리거나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기도 했다. 필자가 심사위원은 아니지만, 합격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좀 짠했다. 나이도 좀 있으신 듯해서 그런지, 마음이 더 그랬다.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필자가 프로세스를 익힌 방법을 알려드렸다. 필자가 명명한 표현으로는 ‘스토리 라인’이다. 대화 프로세스를 스토리로 연결해서 익히면 코칭할 때 자연스레 프로세스에 따라 코칭을 진행할 수 있다.



머릿속에 스토리를 그리는 방법을 시연하듯 설명해 드렸다.

그분께서는, 안 그래도 프로세스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아 불안하셨다는 말을 꺼내셨다. 그러던 차에 연락을 주셨는데, 연락하길 너무 잘 했다는 말씀을 주셨다. 필자도 도움을 드렸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고, 함께 에너지가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이것이 바로 코칭의 힘이다. 고객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서로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문제 해결 방법을 찾게 되는 거다. 고객 스스로 답을 찾을 때도 있고, 코치가 조금 도움을 드려 답을 찾기도 한다. 전화를 끊고 뿌듯한 마음으로 앉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코치가 되려고 준비하는 사람을 돕고 싶다!’


필자도 KAC 취득을 준비하고 있던 시기였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배우고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코치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교육을 포함, 도움을 주면 좋겠다는 사명감 같은 마음이 올라왔다. 지금도 코치의 길을 가고자 하는 예비 코치들에게 경험한 내용과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언어로 알려드리고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들도, 이런 생각에서 출발했다. 많은 사람이 코칭 대화를 익히고 사용하면,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고 믿는다. 코칭 대화는 코치가 되고자 하는 에비 코치뿐만 아니라, 소통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배워야 할 필수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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