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밖에서 쪼아줘야 할 때를 아는 코치가 고수다.

by 청리성 김작가

코칭과 컨설팅의 차이가 뭘까?

답을 제시하느냐의 여부에 따라 갈린다. 컨설팅은 문제를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코칭은 답을 제시하지 않고, 고객 스스로 답을 찾게 한다. 답을 주느냐 찾게 하느냐 이 둘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빠르게 답을 원하는 사람의 경우는, 코칭이 매우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쩌면 주입식 교육이 우리에게 답을 찾기보다 받기를 원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답뿐만이 아니다. 코칭은 진짜 욕망까지도 스스로 찾게 한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그렇다.



한 고객이, 책을 쓰고 싶은 마음에 코칭을 의뢰했다.

그렇게 처음에는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을 이야기하며 코칭을 시작했다. 하지만 대화를 나누면서, 책을 쓰고 싶은 것이,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 그렇네요. 제 진짜 문제는 책을 쓰고 싶은 게 아니었네요!”라는 표현으로 알게 되었다. 진짜 욕망은 따로 있었던 거다.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이다. 내용은 이랬다.


고객은 지금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금의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성공을 꿈꿨고, 그래서 강연을 많이 듣고 책도 많이 읽었다. 하지만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은 계속 올라왔다. 그러던 중, 성공한 사람들은 책을 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 쓰기에 관련된 책을 읽고 강연도 들었다. 책 쓰기 컨설팅을 하는 곳에서 교육을 받기도 햇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무엇을 써야 할지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책 쓰기 코칭을 의뢰한 거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화를 나누는데 계속 도돌이표가 됐다.

미로 속에서 꽉 막힌 길만 계속 왔다 하는 하얀 쥐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서두에, 코칭과 컨설팅의 차이에 대해 언급했다. 코치는 답을 제시해 주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도록 지지하고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이때 코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

끝까지, 날이 새더라도 고객이 답을 찾을 때까지 질문해야 할까? 아니다. 코칭 철학에 어긋난 방법일 수도 있지만, 이럴 때는 코치가 답에 대한 힌트를 주기도 하고 직접 제시해 주기도 한다. 코치 선배님들도 이런 상황에 직면한 적이 있으신지, 이를 허락(?)하셨다. 난처한 상황에 부닥친 코치들에게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다가왔다.


왜 그렇게 하도록 할까?

코칭 철학이라고 그렇게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고, 컨설팅과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하는 이 부분을 왜 허락할까?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아무리 생각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요?”를 녹음기 틀어놓듯 반복해서 묻는다면 좋겠는가?


코칭받으러 왔다가 스트레스만 더 얹어서 갈지도 모른다.

혹 떼러 왔다가 혹 붙이고 간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그래서 코칭은 기본적으로 고객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와주지만, 그러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살짝 주거나 해결 방법을 제시해 줘야 한다. 아! 당연히 고객에게 동의를 구해야 한다. “제 경험을 좀 들려드려도 괜찮을까요?”라고 동의를 구하고, 그렇게 해달라고 하면, 찬찬히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좋다.


줄탁동시(啐啄同時).

교육학을 배울 때, 가장 먼저 들었던 사자성어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 닭이 밖에서 같이 알을 쪼며 도와준다는 의미다. 교사와 학생이 그런 관계여야 한다는 말인데, 병아리가 학생이고 어미 닭이 교사라고 볼 수 있다. 병아리가 혼자서 알을 깨고 나오기 어려우니 어미 닭이 도와주는 것처럼. 교사도 학생에게 그런 도움을 줘야 한다고 배웠다.


코칭도 마찬가지다.

고객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면 좋겠지만, 그러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밖에서 함께 쪼아주어야 한다. 코칭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가? 고객의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거다.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에 매몰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고 이 방법을 남용하는 것도 곤란하다. 이 방법을 사용하는 기준이, 고객에 있어야지 코치 자신에게 있으면 곤란하다는 말이다. 코치가 답답하다고 답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 고객이 답답함을 느낀다는 판단이 들 때, 이 비장의(?) 카드를 꺼내야 한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코칭하는 게 그래서 어렵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자신이 잘 알고 있으니 먼저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 욕구가 미친 듯이 치밀어 오른다. 목구멍에 걸려서 깔딱깔딱한다. 필자도 이런 경험을 몇 번 했다. 앞서 언급한 책 출간이 그렇다. 책 출간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출간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이 주제로 코칭을 몇 번 진행했다. 고객이 책 출간과 관련 없는 것에 꽂혀서 그걸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면, “그렇게 하면 안 돼요!”라는 입안에서 맴돈다. 그래서 어렵다는 거다. 잘 알고 있으니 그냥 바로 얘기하고 싶어진다. 때로는 유도 질문이 떠오르기도 한다. 그걸 참는 게 어렵다. 그 어려운 걸 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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