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힘은, 시선을 바꾸는 것에서 시작된다.

by 청리성 김작가

코칭을 배우고 관심이 쏠린 분야가 있다.

질문이다. 질문의 힘을 깨닫고, 질문에 관련된 책을 찾아서 읽게 되었다. 집에 있는 책들도 살펴봤는데, 여러 권이 눈에 띄었다. 코칭을 배우기 전부터, 질문에 관심이 많았던 거다. 성공한 많은 분이 질문의 중요성을 강조했기에 찾아서 읽은 것으로 기억된다. 집 책상에는 질문에 관련된 책들로 주변을 세팅했다. 좋은 질문을 찾을 때 참고하기 위해서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멋지게 보이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말을 유창하게 하면서 설명을 잘하는 사람인가? 아니다.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사람이다.


잔잔하지만, 날카로운 질문 이야기가 있다.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 이야기다. 어부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오래 지나지 않아 많은 물고기를 잡아 왔다. 어부는 잡은 물고기를 식탁에 올리기도 했고 남은 고기는 시장에 내다 팔았다. 휴가를 바닷가로 온 한 사업가는, 이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어부에게 말했다. “나 같으면 더 큰 배를 사서 더 많은 고기를 잡아 시장에 팔겠소!” 어부는 사업가를 보면 이렇게 질문했다. “그런 다음에는요?” 사업가는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배를 더 사서 더 많은 고기를 잡고 더 많은 돈을 벌어야죠!” 어부는 태연하게 또 물었다. “그다음에는요?” 사업가는 목덜미를 부여잡더니, 조곤조곤 설명하듯 말했다. “많은 부를 얻은 다음, 여생을 한가롭게 사는 거죠!” 그러자 어부는 사업가를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더니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데요?”


사업가의 표정이 떠오르는가?

사업가는 한심하고 안타까운 시선으로 어부를 바라보며 일장 연설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두 번의 질문 뒤에 나온 사업자의 대답은, 이미 어부가 누리고 있는 삶이었다. 사업가가 최종적으로 이야기하려는 삶과 지금 어부의 삶을 비교했다면, 연설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됐을 거다. 어부가 사업가의 질문에 의연하게 대처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자기가 원하는 삶에 관해 묻고 또 물으면서, 도달한 모습을 그렸기 때문이라 여긴다. 이 또한 자기 자신에게 한, 질문의 힘이 아닐까?


책장을 살피다, 눈에 띈 책이 있었다.

<고수의 질문법>이라는 책이다. 부제는, ‘최고들은 무엇을 묻는가’이다. 질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 제목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거다. 내가 이 책을 산 이유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책 표지를 넘기니 ‘2018.12.18.’라 적혀있었다. 6년 전에 읽은 책이다. 드문드문 파란색 펜으로 쳐진 밑줄이 보였다. 재독 하면 좋을 듯하여, 지금 재독하고 있다. 매우 인상적인 이야기가 기억난다. 질문의 힘으로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다. 진짜 목숨을, 그것도 많은 사람의 목숨을 살린 이야기다.

2013년 시리아 내전이 있던 시기였다.

미국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기로 했다. 미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공습은 언제 이루어지는지 또, 규모는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질문과 시리아의 대응을 예상하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때 한 여성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시리아가 공습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국이 시리아 공습을 전제로 한 기자회견에서, 시리아 처지에서 공습을 막을 방법에 관한 질문을 던진 거다. 미 국무장관은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이렇게 답했다. “글쎄요. 살상 무기를 포기하면 되지 않을까요?”


이 질문과 답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아는가?

시리아를 지원하던 러시아는 기자회견을 열어, 시리아에 살상 무기를 단계적으로 포기할 것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미국 개입으로 인한 전쟁의 확대를 피하고 싶었던 거였다. 시리아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틀 후 미국은 시리아 공습을 취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질문을 한 사람은, CBS의 유명 앵커이자 기자인 마거릿 브레넌 (Margaret Brennan)이었다. 이 질문 하나가 시리아 공습을 막고 많은 생명을 구했다.


기자가 이 질문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

저자는 그 이유를, 반대의 처지에서 생각했던 거라고 설명한다. 자기 처지가 아닌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본 거다. 우리가 하는 많은 잘못 중 하나가 바로 이거다. 타인의 처지에서 생각하지 않는 거다. ‘저 사람은 왜 저러는 거야?’라며 불평을 터트리지만, ‘저 사람이 저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 혹은 ‘내가 저 사람의 처지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 질문하지 않는 거다. 사실 매우 힘들다. 불편한 감정이 가득한데, 차분하게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그렇게 했을 때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고 다른 결과가 나온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제안한다.

“사람들은 주로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한다. 그러면 억울하고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라. 그럼 뭔가 생각이 바뀌는 느낌이 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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