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했다.
우리나라는 두 번의 새해를 맞이한다고 말한다. 양력 새해와 음력 새해다. 연도가 바뀌는 양력 새해가 더 새해 같지만, 명절로 지내는 음력 새해에 더 무게를 둔다. 새해가 되면 의례적으로 하는 인사가 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를 맞아 복을 빌어주는 거다. 흔하게 사용하는. ‘복’이라는 글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자세히 살펴보고 싶어 검색해 봤다.
한자로 ‘福’이라고 쓴다.
이 한자는, ‘복’이나 ‘행복’이라는 뜻을 가진다고 한다. ‘福’자는 ‘示’(보일 시) 자와 ‘畐’(가득할 복)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畐’자는 술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그린 것으로 ‘가득하다’라는 뜻을 갖는다고 한다. 술이 가득 담긴 항아리를 보는 것이 복이라는 말이다. 직역하면 뭔가 어색하다. 갑골문을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제단에 있는 술잔에 술을 따르는 모습이라고 한다. 신에게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는 모습이 바로, 복을 기원하기 위함이라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福’자는 ‘복’, ‘행복’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 네이버 한자 사전)
“새해 복 많이 지으세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복을 받기만 하려 하지 말고, 지으라고 말이다. 받는 것은 수동적인 모습으로 보이는데, 지으라는 말은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이 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다. 복은 가만히 있을 때 거저 오는 게 아니라, 스스로 복 받을 행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복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복 받을 행동을 먼저 해야 복이 오는 거라는 말이다.
복 받은 사람들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일까?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이라 여겨진다. 노력 대비 받은 게 많은 사람 말이다. 얼핏 들으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복 받은 사람에 관해 새롭게 정의한 내용이 있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하고 동의한다. 복 받은 사람은 무언가를 받은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수고와 은혜로움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는 사람이라고 한다. 물과 공기처럼 당연히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끼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렇다. 무언가를 받고 얻는 사람이 복 받은 사람이 아니라, 지금 누리고 있는 것이 거저 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진정 복 받은 사람이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말이 새롭게 들린다.
“복 받은 사람들은 어떤 이들일까요? 자기 자신이 ‘무엇인가에서 말미암은 존재’임을 아는 이들입니다.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기막힌 우연과도 같은 다른 이의 수고와 은혜로움이 있었음을 아는 이들 말입니다.” 「매일 미사」 ‘오늘의 묵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