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결정 시 ESG를 고려하는 것이 수탁자 의무에 위배되는 것인가?
먼저 수탁자 의무와 ESG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전에 관련 법제화 동향에 대해 살펴본다.
< UN >
UNEP FI는 연구 논문 등을 통해 수탁자 의무와 관할권 간 ESG 요소 고려를 분석했고, 아래와 같이 여러 차례에 걸쳐 보고서를 발간했다.
-2005년 Freshfields Bruckhaus Deringer(로펌)에 ESG 이슈를 기관 투자에 통합하기 위한 법적 틀에 대한 보고서를 의뢰했고, 이 보고서는 전 세계 여러 경제권의 법률을 살펴보고 "재무 성과를 보다 신뢰할 수 있게 예측하기 위해 투자 분석에 ESG 고려 사항을 통합하는 것은 분명히 허용되며 모든 관할권에서 요구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2009년 “Freshfields Report”의 후속편으로 "Fiduciary responsibility"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 문제를 기관 투자에 통합하는 법적 및 실질적 측면을 다룬 보고서를 발간했다.
-2015년 "Fiduciary Duty in the 21st Century" 보고서를 발간하여, 여전히 투자자가 수탁자 의무의 일부로 ESG를 체계적으로 통합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하고 기관 투자자와 정책 입안자가 이러한 장벽을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제안했다.
-2019년 "Fiduciary Duty in the 21st Century Final" 보고서를 통해, 그간의 ESG가 수탁자의 의무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논란을 종결시켰다. 수탁자 의무에 대한 규제 개념에 ESG 기준을 통합하는 것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며, 오히려 ESG 이슈를 통합하지 않으면 수탁자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적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UNEP FI의 핵심 주장은 ESG 고려 사항을 투자 결정에 통합하는 것이 장기투자 가치 요인과 일치하기에 기관 투자자의 수탁자 의무와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UNEP FI는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 접근 방식이 분명히 허용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UN PRI(책임투자원칙)은 수탁자 의무가 ESG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며 "Loyalty와 Care라는 수탁자 의무에는 ESG 이슈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PRI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요점을 바탕으로 입장을 구체화하며, 앞으로 ESG 이슈를 통합하지 않는 것은 수탁자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법적 도전을 받을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1) ESG 통합은 투자 규범(기준)
2) ESG 이슈의 재무적 중요성
3) 정책 및 규제 프레임워크가 ESG 통합을 요구하도록 변화하는 중
< 영국 >
영국의 경우, 2005년 UK 직업연금계획 투자규정(The Occupational Pension Schemes Investment Regulations)은 15조~17조를 통해, 수탁자의 투자 고려 사항으로 ESG 요인을 포함할 수 있는 틀을 제공했다. 그리고 2014년 UK Law Commission(영국 법률위원회)는 Fiduciary Duties of Investment Intermediaries를 통해 의무화하지는 않았지만 수탁자가 재무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허용했다. 최근 24년 2월 영국 의회는 연금 투자 결정 시 수탁자 의무와 관련하여 기후 위험으로 인한 변경이 필요한 지에 대해 회의를 진행했다.
< EU >
EU는 어떤 상황일까? 2015년 EU 집행위원회는 Ernst & Young에 의뢰하여 "Resource efficiency and fiduciary duties of investors"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는 기관 투자자의 수탁 의무에 환경 및 자원 효율성 주제를 통합하는 것에 대한 설명과 정책 조언을 제공했으며, ESG 요소를 투자 결정에 반영하여 자원 효율성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에 대한 권장을 한 것이다.
< 북미 >
2016년 캐나다의 Financial Services Commission of Ontario는 "ESG Factors"라는 규정을 15년 10월에 만들어 16년 1월에 발효시켰다. 새로운 연금 플랜은 이제 ESG 요소를 통합했는지 여부와, 그렇다면 플랜의 투자 전략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 명시해야 하는 투자 정책 및 원칙에 대한 성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트럼프와 바이든을 거치며 ERISA(직원 연금 소득 보장법)의 수탁자 의무에 따른 ESG 고려에 대한 DOL(미국 노동부) Final Rule이 번복되어왔다. 먼저 2020년 트럼프 행정부는 Final Rule에서 수탁자가 비재무적 고려 사항에 따라 투자를 선택하는 것을 방지하고 재무적 요인만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도록 요구함으로써 더 높은 수익을 가져오는 기대를 발표했다. 그러나 2021년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DOL Final Rule을 시행하지 않았고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며 방향을 바꿨다. 그렇게 2022년 Final Rule은 ERISA에 따라 수탁자가 연금 계획 투자를 선택할 때 위험-수익 분석에서 ESG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Duty of Care의 경우 수탁자가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하는 적격 기본 투자 대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수탁자 의무와 관련된 동향을 살펴보았다. 2부에서는 보다 심도있게 수탁자 의무에서 ESG 요소가 왜 논란이 되었는지, 어떤 소송 사례가 있었는지, 앞으로 왜 고려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동향에 대한 레퍼런스는 나열한 각 국가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