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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바다 Jul 11. 2016

바쁜 리더는 멍청하다

"어떻게 지내니?"

"바쁘지. 야, 정신없어."


열 중 여덟은 안부를 물으면 듣는 대답이다.

스스로 바쁘다고 말하는 건 당신이 얼마나 중요한 사람이라는 얘기와는 무관하다. 오히려 얼마나 무능력한지 큰 소리로 주위에 소리치는 것이다. 조직에서 윗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면, 또 그 윗사람이 '바쁘다'를 입에 달고 사는 멍청이라면 바쁜 척은 해도 덩달아 바쁠 필요는 없다. 바쁘다는 건 일을 주도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매일 꼭 해야 할 일은 크게 3~5가지 정도다. 그 할 일의 80%를 출근하고 두 시간 내에 모두 끝내야 한다. 오전 6시에 일어나는 사람이라면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몰입도가 가장 높다. 능률이 가장 뛰어난 이 두 시간 반 동안 (1) 해야 할 일에 (2) 주위의 방해 없이 (3) 머리와 시간을 최대한 쏟아붓는다.

여기서 해야 할 일이란 출근하기 전 이미 1번부터 5번까지 순서대로 머릿속에 입력이 되어 있다. 그 날 하루의 성공은 아침에 얼마나 일찍 일어나느냐에 달려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분 좋게 샤워를 한다. 샤워 후 단 5분이라도 가볍고 몸을 풀고 5~10분 정도 마음을 가라앉힌다. 명상이 최고다. 

머리가 맑아지면 오늘 해야 할 일과 만날 사람, 중요한 스케줄의 요점을 머릿속으로 훑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시각화하기도 한다. 여기서 요점을 훑는다는 건 단박에 핵심을 들어가는 단순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해야 할 일은 중요도와 껄그러움의 정도에 따라 순서가 매겨진다. 집중도가 극도로 요구되거나 하기 싫지만 꼭 해야 할 일이 제1순위다. 


방해받지 않는다는 건 일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안된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웃으면서 친절하게 거절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출근하자마자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장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하루의 시작은 없다. 주도하는 것 (Being Proactive)이란 업무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다. 

이멜이 들어올 때마다 답장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하다. 우선순위에 따라 표시만 하고 매시간마다 답장해도 늦지 않다. 긴급한 경우라면 당신의 전화벨이 울릴 테니까.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일은 분류해서 팀장과 팀원들에서 위임한다. 꼭 내가 해야 할 일만 자신이 하면 된다. 엄무를 위임할 때는 널리 알려진 SMART를 적용한다. 기대하는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Specific) 알리고, 그 결과가 잘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측정할 수 있는 (Measurable) 척도를 공유한다. 터무니없는 기대치를 요구하는 대신 현실적으로 가능한 (Attainable) 일을 요구하며, 특정 프로젝트나 업무의 연관성(Relevant)을 이해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해준다. 끝으로 지시한 일을 몇 날 몇 시까지 끝내도록 마감 기한(Timeline)을 정확히 알려준다.


리더는 뒤로 빠져서 큰 그림을 보는 사람이다. 적시적소에 지원 사격을 해주고 일의 방향이 옳게 흐르는지 점검한다. 집중력이 가장 뛰어난 아침 시간을 회의로 낭비하는 짓 또한 없앤다. 회의는 적게 할수록 또 안 할수록 좋다. 점심 식사 후 일의 생산성은 아침 시간에 비해 40% 정도로 떨어진다. 오후 시간엔 머리 회전이 가급적 덜 한 업무를 하거나 사람을 만나 듣는다. 


퇴근 전 30분 전부터 그 날 하루를 정리한다. 
1) 오늘 무엇을 했는지 2) 어떤 일이 만족스러웠고 또 다른 어떤 일이 부족했는지 3) 그래서 오늘 무엇을 배웠는지  4) 어떤 새로운 생각이 떠올랐는지 돌아보고, 마지막으로 5) 내일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만든다.


바쁘다는 건 시간 관리를 전혀 하지 않거나 제대로 못한다는 얘기다.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의 양은 정해져 있다. 그 일은 다 마치더라도 내일이 되면 그만큼 또 다른 일이 생긴다. 주도하지 못한 채 주어지는 일들에 끊임없이 반응하면 항상 바쁘다.  

예기치 않는 프로젝트나 업무 지시로 하루의 흐름이 깨질 때도 물론 있다. 그런 예외적인 경우들을 제외하면 하루의 일상을 느긋하게 조절해야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음악의 강약과 흐름을 주도하고 악단과 청중 사이에서 서서 교감한다. 

당신은 어떤 리더인지, 당신의 리더는 어떠한지, 당신은 어떠한 리더가 될 것인지 모두 이 '바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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