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맞이 준비.
일요일 아침
운전하다 하늘을 보니. 아. 이젠 가을이구나.
을긋블긋하게 가을 옷을 입은 공원을 차 안에서 바라만 보다가 한 바퀴 한번 뛰어보기로 했다.
집에 가자마자 운동복, 운동화를 챙기고. 시 작
차갑게 느껴진 바람을 맞으며 남들처럼 열심히 달려본다.
사각사각 땅에 떨어진 낙엽을
밝을 때마다 들려오는 소리도 정겹다.
마주쳐서 달려오는 사람들로부터의 숨 가쁜 호흡소리를 들으며
나도 살아있다는 느낌의 에너지를 주고받는 이 기분도 좋다.
한번도 안 쉬고 한 바퀴 돌아보니 이마부터 따뜻한 땀이 흘러내린다.
아침부터 열심히 집안일했다. 마누라가 시키는 대로
겨울이 다가 오니 땔감용 나무장작을 “빼치카” 옆에 잔뜩 쌓아놓아야 한단다.
제법 쌓아놓으니 팔이 아파온다. 아 이제 그만.
항상 하는 겨울 월동준비.
중고등학생 때 불우이웃 돕기 한다고 추운 겨울날 연탄을 산꼭대기까지 날라 오르던 기억이 생생.
하기야 그땐 예쁜 여학생이 쳐다보고 있었기에. 항상 제일 열심히.
공원을 한 바퀴 뛰다 보니 아름다운 늦가을 경치에 오랜만에 사진도 찍어보고 싶어 졌다.
음 ~~ 일요일이다.
여유 있게 집에 가서 군대 샤워를 하고 다시 카메라 출동.
작품을 만들기 위해 좋은 각도를 찾아서 생각하면서 골라서 찍는 프로 같은 느낌도
그리 나쁘진 않다.
나무땔감 옮기기, 공원 한 바퀴 뛰기, 공원에서 사진 찍기,
집에서 와인한잔 하며 글 쓰기, 사진 고르기.
이렇게 나의 겨울준비 하루는 저물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