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의 흐름
사무실이란 말 그대로 일하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사무실은 공포의 장소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미래를 설계하는 곳이 될 수도 있다. 그럼 나에게 사무실이란?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에게도 사무실이란 일하는 공간이고, 손님을 만나고, 그 외 공식적인 잡다한 일을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가끔은 오롯이 혼자되는 곳이기도 하다.
아침에 회사에 나와 전등 스위치를 올리고, 신문을 책상 위에 놓고, 차를 한 잔 만들어서 책상에 앉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좀 이상한가? 그런데 사실 그렇다. 그냥 사람들이 말하는 '멍 때리기'를 한다. 실제로 다른 분들도 해봤을지 모르지만 멍 때리기 즉, 아무 생각 안 해보기가 쉽지 않다.
뇌는 계속적으로 뭔가 생각하려 든다. 아무리 의지가 강한 자라도 자신의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요즘 들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바보 같은 짓을 하는 사람보고 빗대러 '의식의 흐름대로 한다'는 말이 있다. 이렇듯 생각은 계속 흐른다.
가만히 앉아 그냥 생각이 흐르게 놔둔다. 적막하리만큼 고요하게
그렇게 그냥 앉아 있다 보면 회상이 들 때도 있고, 뭔가 안 풀리던 것이 툭 튕겨 나올 때가 있다. 이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진정 내가 생각하는 것이 맞는지가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게 어떤 일에 몰두해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찾지 못하던 답을 그저 책상에 앉아 바보처럼 멍하니 앉아있다가 툭하고 답변을 찾아낸 것이 이상하리만치 어이없다.
예전에 아버지 직장 생활할 적에 회사에서 뭔가 어려운 일이 있거나 불편한 문제가 있으면 집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자뭇 진지하고, 엄격해 보이는 모습으로 그럼 여지없이 그걸 지켜보던 어머니가 한 마디 던지신다.
'혼자 심각하게 생각하면 답이 나와,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마'
어머니가 갑자기 일격을 가한다. 아~ 이게 무슨 날벼락같은 말인가? 아무 생각하지 말라니. 이렇게 분위기를 파괴하는 말이 나온 후 어머니와 아버지는 진짜 문제는 온데간데없이 '왜 말을 그렇게'하냐라는 아버지의 말을 필두로 다툼을 하신 곤했다.
사실 어머니 말이 맞는 면도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 일이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하지만 중요한 점은 그렇다고 생각을 끊어버리는 것은 더욱 어렵다.
복잡한 세상이다. 할 일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세상에도 가끔은 나를 정말 놔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의식의 흐름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