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제발 그만 아팠으면 좋겠다.

소아류미티스 관절염 투병일기

by 줄무늬 바퀴

난 여름에서 가을로 접어들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친다.

그리고 아이들이 다치기 전에 꼭 꿈을 꾼다.

아이가 처음으로 다리가 아프기 시작할 때도 검은 고양이가 아이 무릎 위로 올라간 꿈을 꾸었고,
며칠 전에 여름 내내 힘들어서 하루 종일 좀비처럼 살아있던 아이가 절기상 백로부터 서서히 일어나서
운동도 하고 일상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추석을 맞이하여 고향 집으로 내려가기 연휴 전날
팔을 다쳐서 자정 넘어 들어왔다. 팔을 다친 아이는 "엄마! 119를 불러야 해"라고 반복적으로 긴장한 목소리로 이야기했고, 나는 잠결에 일어나서 멍한 상태에서 아이 팔을 본 순간 상처가 깊게 파여서 벌어져서 있는 모양이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이미 피는 범벅이고 상처는 너무 깊었다.

아이는 여전히 트라우마에 벗어나지 못한 채 이번에도 어김없이 엄마를 불렀다!

아이 팔에서 떨어지는 피로 방바닥은 이미 얼룩이 지고 있었으며, 며칠 전에 남편 손가락이 다쳐서
감았던 붕대랑 반창고가 당황하니까 보이지 않았다.

잠을 자던 남편도 놀라서 일어나서, 아이 팔을 잡아 지혈을 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누르고 있었으며, 우리 부부는 항상 아이가 아프면 그랬듯이 아이를 진정시킨 후에 서로가 각자 벌어진 상저를 허겁지겁 붕대로 감고 인근 대학병원으로 남편이 운전해서 갔는데 어두운 밤길은 매번 응급실을 갈 때는 더 아득하고
멀게 느껴졌다.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연휴 전날이어서 그런지 다행히 환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여전히 보호자는
한 명밖에 동행할 수 없어서, 남편이 아이를 부축하고 응급실로 들어갔다.

벌어진 상처에 이물질을 제거하고 봉합을 하려고 하는 순간 타일 조각이 계속 나와서 아무래도
수술을 해야 하는데 지금은 담당 교수님이 안 계시니, 인근 전문병원을 소개할 테니, 그쪽으로 가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다. 아이를 데리고 그 새벽에 다시 전문병원으로 가서 벌어진 상처를 소독하고
입원수속 절차를 걸친 다음에 올해 들어서는 처음으로 입원했다. 그날 이른 아침에 mri 촬영을 하고 초저녁이 되어서야 수술을 하였다

이젠 아이가 커서 남자 환자들만 있는 성인 입원실은, 내가 들어갈 수 없어서, 남편이 아이를 간호했다.

아이는 섬유 근육통이 있어서 통증은 더욱더 심할 것이며 무엇보다도 염증이 생기면 소아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았던 무릎 통증이 심해진다.
아이는 다시 휠체어 몸을 기대었다.
간호사들에게 부탁을 하였다
아이를 깨울 때 엉덩이 부분이나 다리 부분을 툭툭 치면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아이를 소독해 주었던 의사 선생님이 덧붙여서 이야기하셨다.


툭툭 치는 터치도 굉장히 아파서, 주사 맞을 때 통증도
심할 것이라고!

정신없이 아이를 입원시키고 새벽을 지난 5시에쯤에 택시를 잡아타고 집에 오는데 택시 아저씨가
물어보신다.
이제야 퇴근하는 거냐고, 그래서 아니라고 아이가 아파서 입원시키고,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하니까,
남의 타는 속도 모르고, 어머님이 웃으시는 거 보니까, 성격이 좋으시다고 한다. 진짜 속을 모르시는구나!
택시에서 내내 터드는 택시아저씨의 말소리가 내
마음에서 요동치는 소리에 전혀 귀에 들리지 않는다.
그냥 집에 가고 싶다.

성격이 좋아서 웃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그래도 이만하면 되었다는 안도의 마음과
진짜 마음이 힘들고 아플 때는 웃음이 나온다.

아이의 팔 수술은 저녁 6시 40분에 들어가 한 시간쯤을 하고 휠체어에 태워져서 나왔다.
다행히 웃는 모습이었다.

진짜 진심으로 이젠 그만 다치고 안 아팠으면 좋겠다.
그리고 진짜 이만하길 진심 다행이다.
상처의 실밥을 풀면 항상 그랬듯이 교수님께 가봐야겠다.
교수님이 뭐라고 하실지 얼굴 표정이 그려진다
진짜 다행이다.

이만한 것이 다행이고, 오랫동안 병원에 안 있고, 집에 올 수 있어서 다행이고, 무엇보다도 바로 전문병원을 연계해 주어서 수술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치면 매번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질환 덕택에 한강을 건너서 병원을 가고는 했는데, 그래도 컸다고
사는 지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수술을 잘해주신 의사 선생님께 감사하고,
그 밤에 나를 위로해 주시는 병원직원분들도 감사하고, 이 모든 것이 이만하길 정말 다행이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 번 기회에 파상풍 주사도 맞고. 감염이 안되게 항생제 치료하고
살 속에 박혔던 이물질 파편들 탐색수술로 제거하고, 콜라겐 재생 치료, 비타민치료 등등
비급여항목을 상처회복과 염증 생기지 말라고, 항목마다 불러주시는데, 뭘 봐도 모르겠고, 상처부위가 생각나서 그냥 다 해서 수술을 잘 부탁한다고 했다.
진짜. 이제는 진심으로 그만 다치고 안 아팠으면 좋겠다!

아이의 마지막 말이 가슴을 무겁게 했다.
"엄마 괜찮아! 평소 때 아픈 것이랑 똑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