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을 나와야 비로소 빛이 보인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투병일기

by 줄무늬 바퀴

터널을 나와야 비로소 빛이 보인다. 터널 속을 있을 때는 시야가 양쪽으로 가려져 있어서, 오로지 앞만 보인다. 예전에 봤던 영화 중에 부산행을 보면 마지막 장면에 아버지가 딸아이를 안고, 터널을 걸어 나오는 장면이 생각난다. 좀비들과 싸워서 결국 딸아이를 지켜낸다.

나 또한 돌이켜보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수년 동안 아이 몸에서 일어나는 질병과 싸워서 결국, 아이를 성장시켰다. 그때는 온 마음과 온몸을 다해서 싸우느라 앞만 보고 걸어왔다.

시간이 지나서 질병이라는 터널을 걸어 나오니까, 이제야 서야 비로소, 아이의 질병에 대한 증상과 수없이 만난 의사 선생님의 언어에 대한 기록이 아주 조금씩 보인다.

2013년 12월 서울대어린이병원 정형외과 진료에서 아이는 고관절활막염이라는 소견을 들었다. 증상이 2주 뒤에도 남아있으면 다시 내원하라는 이야기를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아이는 다음날 가벼운 감기 증상에 다시 고관절통증이 더 심해졌고, 다리를 절었다.

저녁때에는 자다가도 여러 차례 1~2분 간격으로 통증이 심해졌다가 다시 완화되는 증상이 반복되어서 결국 3일 후에 서울대어린이병원 응급실을 정오쯤에 방문을 하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서울대어린이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아이와 나는 긴장이 압박되어서
멍한 상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있으니, 간호사 선생님이 아이 이름을 부르고, 아이 증상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그다음에는 응급실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봤다.

그러고 나서 그다음에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이 오셨고, 다시 아이를 진찰하더니, 정형외과 쪽으로는 이상소견이 없다고 하면서 가셨다.

다시 간호사 선생님이 우리에게 오셨고, 이번에는 다른 과 의사 선생님이 올 것이니까, 기다리라고 하셨다.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초저녁때쯤 되었을 때 이번에는 젊으신 여의사 선생님이 오셨다.

졸고 있었던 아이를 깨웠다. 아이는 놀라셔 눈이 번쩍 떴으며, 여의사 선생님은 아이와 눈 마주침을 한 후에 아이 이름을 확인하고, 아픈 다리 등을 이곳, 저곳, 만지면서 문진을 하시더니, 나에게 보통 아이들이 감기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오면 5일 안에 증상이 완화되고, 만약에 바이러스가 뼈에 남게 되면 두 달 정도 증상이 남아있게 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번에는 진짜 그러면 안 되는데, 바이러스가 두 달 후에도 계속 몸에 남아있으면, 이 때는 바이러스가 인체를 감염시켜 세포를 변화시킬 수 있어다면서, 면역과 진료를 봐야 하는데,. 그런데 지금 진료 예약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몇 달을 진료를 기다려서, 면역과 교수님의 진료를 봐야 하니까, 오늘 밤에 늦었지만 조금 더 기다려서 교수님을 응급실에서 만나고 가자고 하셨다.

시곗바늘이 자정을 향해서 가고 있을 때쯤, 아이와 나는 한참 기다리고 나서야 응급실에

연세가 지긋하신 의사 선새생님의 모습과 마주했다.
의사 선생님은 아이에게 다가와서는 환하게 웃으시면서 인사를 하시고는 곧장 응급실 진료실로 아이 이름을 부르고, 진료실로 들어오라고 하셨다.

아이가 의자에 앉는 순간, 의사 선생님은 부드러운 손은 긴장한 아이의 손가락부터 하나하나 만지셨다. 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온기가 경직된 아이에게 전달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때 아이의 새끼손가락과 약지 손가락 사이 손등에 조금만 한 상처가 있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아이 상처를 만져보시더니, 아이에게 아프지 않냐고 물어봤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상처에 관해서 물어봤다. 아주 작은 상처 흔적이어서 미처 발견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의사 선생님은 피 뽑으면서 생긴 바늘 자국이 알레르기가 생겨서 남아있는 흔적이라고 말씀하셨다. 의사 선생님은 그렇게 우리 가족과 말문을 열고서는 하나하나 아이를 문진 하셨고, 아이 다리를 손으로 이곳저곳 누르시면서 통증을 확인하시고서는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 진료실을 나와서 기다란 복도를 아이 혼자서 걷기를 시켰다.

아이는 다리를 절면서 절뚝절뚝 걸었고, 그때 나는 의사 선생님과 나란히 서 있었는데, 내가 작은 소리로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다. “아이는 괜찮나요?”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시면서, 하지만 나랑 진료를 다시 봐야겠다고” 말씀하시면 고는 본 스캔 등 검사를 하고 다시 진료 일정을 잡아서 내원해서 의사 선생님과 만나서, 진료를 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그날 저녁에 우리 가족에게 산타 할아버지처럼 나타나신 면역과 의사 선생님의 진료가 시작되었다.

그때 당시 아이 증상에 대한 기록은
임상 양상 호전추세, x-ray lab 상 이상소견 없음. Multiple migrating joint pain 및 lymphadenopathy 동반되어서 JAR가 의심되어 류마티스 소아청소년과 진료가 필요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