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난 동그라미

가난한 너를 위하여 [2부 4월 4일]

by 성냥팔이 소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다가와 묻는다.


「무슨 책 읽어요?」


「글쎄, 그림책이 아니라 너는 재미없을 텐데.」


「선생님 표정을 보니 엄청 재미있을 것 같아요. 글자 배우면 읽을래요.」


「너희 엄마가 싫어할 거야.」


「왜요?」


「그녀는 행복한 사람이니까.」


「재미있으면 행복하잖아요.」


「재미있을 때만 행복하니 문제지.」


「그 책 다 읽으면 행복이 끝나요?」


「그럴까봐 계속 읽어.」


「오, 똑똑해요.」


「겁쟁이라서 그래.」


「선생님은 지옥에서 살아 돌아온 용사잖아요! 어른들끼리 하는 말 다 들었어요.」


「아니, 쫓겨났어. 지옥에서조차.」


「그런데 지옥이 뭐예요?」


「삶의 다른 이름이야.」


「어렵다… 삶은 또 뭐예요?」


「네모난 동그라미란다. 네모로 태어나서 동그라미가 되어가는 과정이지. 그래서 사는 동안 많이 아파, 몸도 마음도.」


「아프기는 싫은데…」


「싫으면 동그라미 대신 별이 될 수도 있어. 다만 별이 된 너를 볼 때마다 엄마가 많이 슬프겠지.」


「엄마가 우는 건 더 싫어요.」


「엄마한테 네가 좋아하는 사탕 전부 줄 수 있어?」


「그냥 같이 먹으면 안 돼요?」


「슬픔을 나누면 둘 다 괴롭잖아. 한 사람이라도 행복한 것이 좋지 않을까.」


「선생님, 바보. 함께 행복하면 되죠!」


「겁쟁이라서 그래.」


「이상하네. 이렇게나 키가 큰데.」


「마음은 키만큼 자라지 못했어. 혼자가 될까봐 혼자 지내고, 행복을 잃을까봐 불행하게 살아.」


「음… 잘은 모르겠지만 대충 무섭다는 말이죠?」


「맞아. 삶이 죽음보다 무서워.」


아이는 자신의 곰인형을 선뜻 내민다.


「빌려줄게요. 안고 자요.」


「너는? 없으면 분명 외로울 텐데.」


「나도 엄마처럼 행복한 사람이니까 괜찮아요!」


「부럽다. 선생님 같은 겁쟁이도 행복해질 수 있을까.」


「동그라미 말고 하트가 되세요.」


「…그래. 사랑을 해볼게. 덕분에 오늘 밤은 단잠에 들겠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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