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골프 여행기(2) 킹스반스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 “Haste ye back”

by Andy강성
스코틀랜드의 명문 골프장들


스코틀랜드에는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외에도 전 세계 100대 골프장에 항상 들어가는 명문 골프장들이 여러 곳이 있다.


1) 뮤어필드(muirfield)
2) 노스 베릭(North Berwick)
3) 카누스티(Carnoustie G. Links)
4) 킹스반즈(Kingsbarns G. Links)
5) 로열 도노크(Royal Dornoch)
6) 크루덴베이(Cruden Bay G.C.)
7) 로얄 트룬(Royal Troon G.C.)
8) 프레스트윅(Prestwick G.C.)
9) 트럼프 턴베리 아일사(Trump Turnberry Ailsa)
10) 캐슬 스튜어트(Castle Stuart G. Links)


대부분의 코스들은 모두 스코틀랜드의 동쪽 해안과 서쪽 해안에 걸쳐 위치해 있는 링크스 코스들이다. 스코틀랜드 동쪽 해안으로는, 1) 뮤어필드는 에든버러 옆 동쪽의 걸린 지역에, 2) 노스베릭은 거기서 약간 더 동쪽에, 3) 카누스티와 4) 킹스반스는 세인트앤드루스(카누스티와 킹스반스 중간 동그라미 표시)에서 멀지 않은 위쪽(차로 약 50분)과 아래쪽(차로 약 15분)에 위치해 있다.

[출처 구글 맵]

5) 로열 도노크와 6) 크루덴베이는 세인트앤드루스 한참 위쪽 인버네스와 에버딘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글래스고 왼쪽의 서쪽 해안에는 7) 로얄 트룬, 8) 프레스트윅, 9) 트럼프 턴베리가 위쪽부터 쭉 이어서 위치해 있다.


당연히 위 골프장들을 모두 가보고 싶었지만 뮤어필드와 카누스티는 이미 1년 전 내지 몇 달 전에 부킹이 차 있다고 해서 갈 수 없었고, 다른 곳들은 우리의 본거지인 세인트앤드루스와 에든버러에서 너무 멀어서 아쉽게 가지 못했다.


결국 이번 여행에서는 세인트앤드루스의 세 코스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멀지 않은 킹스반스, 그리고 뮤어필드 옆에 있는, 역사가 오래된 전통 명문 걸린(Gullane) 골프장을 가는 것으로 동선을 잡았다.

[로열 도노크에서 크루덴베이 경로, 로열 트룬부터 크럼프 턴베르까지 출처 구글 맵]


킹스반스 골프 링크스


킹스반스(Kingsbarns) 골프 링크스는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에서 캐슬코스와 쥬빌리코스를 라운딩한 다음 날에 라운딩을 하였다. 이곳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명문 골프장인데, 1인당 그린피가 374파운드(한화 약 61만원)인 상당히 high-end 골프장이다.


2000년에 정식 개장한 킹스반스는 11세기 말콤 왕(King)이 곡식을 거둬 창고(Barns)에 보관한 곳에 코스를 설계했다고 하여 ‘왕의 창고(King‘s barns)’라는 의미의 지명이 붙여졌다고 하는데, 역사에는 이미 1793년에 이곳에서 골프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한다.

[출처 구글 맵]

그런데 막상 방문해 보니 클럽하우스가 고풍스럽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작고 소박해서 약간 의아했다(물론 전 세계의 어떤 골프장도 우리나라 고급골프장들의 화려한 클럽하우스보다 좋은 곳을 거의 보지는 못했지만).

[킹스반스 클럽하우스]

하지만 2층 락커룸을 들어가니 이곳에서 열렸던 대회들에서 활약했던 콜린 몽고메리(Colin Montgomerie), 리 웨스트우드(Lee Westwood), 패드릭 해링턴(Padrick Harrington) 같은 유명 프로골퍼들이 사용했던 락커에 그들의 명찰이 붙어 있어 일단 킹스반스의 전통과 권위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2016년과 2017년 ‘Alfred Dunhill Links Championship’(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 킹스반스 그리고 커누스티 3곳을 돌아가며 진행하는 유러피언투어 골프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던 타이렐 해튼(Tyrrel Hatton) 선수가 사용했던 락커를 사용했는데 뭔가 프로선수가 된듯한 진지한 자세로 라운딩을 해야만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ㅎㅎ.

[2층 락카]

이 코스를 설계한 사람은 세계적인 코스 디자이너 카일 필립스(Kyle Phillips, 우리나라의 사우스케이프오너스클럽도 설계)이다. 2017년 김인경 선수가 우승했던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의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이 바로 이곳 킹스반스에서 개최되기도 했었고, 매년 10월 초에 ‘Alfred Dunhill Links Championship’이 개최된다고 한다.


킹스반스는 매 홀마다 아름다운 북해의 탁 트인 전경을 바라보며 라운딩을 할 수 있고 계단 방식으로 자연경관을 최대한 살려 조성하였다고 하는데,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의 새로운 장을 연 ‘21세기 최고의 코스’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R&A(영국왕립골프협회)의 회장인 마이클 보날락 경은 ‘이 코스는 아마도 스코틀랜드에서 개발할 수 있는 마지막 링크스 코스가 분명하다’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도 한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중앙 부근에 있는 클럽하우스 바로 옆 1번 안쪽 코스에서 시작해서 바로 바닷가 쪽으로 나가 2번, 3번 홀을 돌고(아래 사진) 다시 4번 홀부터 11번 홀까지는 안쪽을 돌다가 다시 12번 홀부터 바닷가 쪽으로 나가 17번 홀까지 돌고 1번 홀 바로 옆의 18번 홀로 지나 클럽하우스 쪽으로 돌아오는 구조이다.

[킹스반스 코스 소개자료]

전반 아웃코스


전반 아웃코스는 이미 세인트앤드루스 캐슬코스에서 단련이 되어서인지 비교적 무난하게 시작하는 코스들처럼 보였고, 시그니처홀들이 모여 있는 후반 인코스들을 위해 예열을 하는 코스들처럼 느껴졌다. 이번 라운딩은 독일에서 온 6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 골퍼 2분과 그분들의 여자 가이드분(골프는 하지 않음)이 함께 라운딩을 하였다.


1번 홀은 화이트 티 기준으로 405야드 우도그랙인데 티샷이 잘 맞고 세컨샷 아이언도 잘 들어가 무난하게 파로 시작, 2번 홀은 오른쪽에 바닷가를 끼고 있는 190야드 파3인데 4번 유틸로 티샷을 해서 다행스럽게 파온에 성공해서 파로 마무리. 왠지 기분이 좋다. 뭔가 스코틀랜드 골프장에 적응하고 있는걸까 하는 우쭐함이 밀려든다.


그런데, 3번 홀은 2번 홀에 이어 오른쪽에 바닷가를 접한 우도그랙홀로 전장은 길지 않지만 페어웨이에 구릉이 많고 오른쪽으로 경사가 심한 데다가 왼쪽은 러프가 길어 티샷을 왼쪽을 노리다가 러프에 빠져 더블보기를 하고 말았다;;; 역시 골퍼에게 교만함은 금물이다. 어쨌든 코스가 아주 길지는 않았지만 역시 전반적으로 만만치 않은 라운딩을 하면서 전반을 6 오버로 마무리했다.

[2번 파3 코스]
[전반 아웃코스 전경]

후반 인코스


후반 인코스 10번 홀과 11번 홀을 거쳐 시그니처홀인 12번 홀로 향하였다. 12번 홀은 킹스반스가 자랑하는 파5 시그니처홀이다. 전장은 화이트 티 기준으로 566야드인데 완전히 바닷가를 따라 왼쪽 도그랙으로 되어 있는 홀이다.


야디지북에는 홀 이름이 ‘Orrdeal’로 되어 있고 그 이름이 이 홀의 긴 전장과 그린 부지의 전소유주였던 ’Orr’ 가문의 이름을 함께 암시한다는 설명이 적혀 있다. 아마 ’지독한 시련‘이라는 뜻의 ‘Ordeal’을 ‘Orr’ 가문의 이름과 합해 만든 이름인 것 같다.


하지만 이 날은 왼쪽의 바닷바람이 심하지 않았고 드라이브 티샷의 런이 많아 세컨드샷이 생각보다 많이 남지 않았지만 안전하게 끊어 가는 공략법으로 무난하게 파로 마무리^^


15번 홀 역시 킹스반스가 자랑하는 멋진 파3홀이다(홀 이름은 ‘Rocky Ness’, 바위와 돌이 많은 곶 정도로 해석된다). 거리도 화이트 티 기준으로 핀까지 195야드 정도, 그린 끝까지 212야드나 되는 긴 파3홀이다.


왼쪽에는 숲이 있어 바람을 막아주는 반면 오른쪽은 항상 바닷바람이 세기 때문에 핀을 바로 노리면 대부분 바다 내지는 그린 오른쪽 바위와 돌 쪽에 떨어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핀 위치를 불구하고 항상 그린 왼쪽의 벙커를 노리라고 야디지 북에서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다.


이 날은 티샷을 왼쪽을 노리기는 했으나 너무 당겨져 위기가 있었으나 다행히 보기로 마무리^^


18번 홀 역시 킹스반스가 자랑하는 시그니처 코스 중의 하나이다. 화이트티 기준으로 414야드 파4홀인데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250-260야드 지점에 떨어지면 내리막 런이 생겨 워터해저드 근처까지 가서 핀까지 얼마 남지 않지만 약간 덜 맞거나 왼쪽 벙커 내지 오른쪽 러프 구릉 쪽에 떨어지면 세컨드샷을 롱아이언이나 우드로 공략해야 하는데 그린 앞에 큰 해저드가 있고 그린도 전후좌우 모두 경사가 심해 상당히 부담스러워지는 홀이다.


드라이브를 페어웨이로 잘 보내 세컨드샷을 100야드 정도 남겨 놓고 내리막 라이에서 그만 탑볼을 쳐서 그린 뒤 벙커에 들어가서 고생을 좀 하면서 마무리를 하기도;;;

[후반 인코스 전경]




사실 라운딩을 돌 때는 샷에 집중하다 보니 언뜻 스코틀랜드에 늘상 있는 북해를 바라보는 링크스 전경이나 페어웨이 구릉, 갈대밭들만 놓고 보면 킹스반스라고 해서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나 다른 스코틀랜드 골프장들에 비해 특별히 다른 게 없는 무난한 골프장인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18번 홀을 다 돌고 나서 클럽하우스에서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다시 코스를 바라보니 킹스반스의 라운딩은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의 코스들과는 뭔가 다른 신선함이 확연히 느껴졌다.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보다 훨씬 바닷가에 인접해서 파도 포말소리를 들으면서 샷을 하는 느낌이나 바로 옆에서 불어오는 북해의 바람을 감안하여 샷을 날릴 때의 짜릿함은 확실히 링크스 코스로서는 최고의 코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자주 쓴다는 “Haste ye back”이라는 말은 “you are always welcome here”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킹스반스는 이 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골프장이다. 정말 언제 다시 와도 항상 환영해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너무나 환상적인 골프장이었다^^


<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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