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학대식 Mar 06. 2019

창업자들을 위한 경고

WARNING #7

이 글은 지난 1년여간 이곳에서 만나고 관찰하게 된 여러 스타트 업의 관찰기이자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주는 작은 경고장인 동시에 코워킹 스페이스 뷰랩의 첫 해 보고서이다. 


(이전 글(창업자들을 위한 경고 WARNING #6)에 이어)


17. 스타트 업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함이라고 한다. 

바람에 휘어질지언정 절대로 뿌리째 꺾여 넘어가지 않는 그런 유연함 말이다.

그리고 이 유연함은 흔히들 크고 비대한 대기업은 갖출 수 없는 스타트 업 만의 장점이라고 한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유연함을 가질 조건이 허락된, 또 어쩌면 꼭 가져야만 할 스타트 업은 

플랜 B를 그리고 디-투어(Detour)를 생각하지 않는다. 복잡한 미로를 헤쳐 이곳저곳으로 방향을 바꾸다가

막다른 길에 다다랐을 때, 뒤로 돌아가 다시 시작해볼 R-Point 조차 생각해 본 적이 없다.

(R-Roint:게임을 하다가 내 목숨이 다 했을 때 게임의 중간 약속된 어느 부분으로 소환되어 다시 시작하는 점

만약 이 지점이 게임의 맨 처음 시작 부분이라면 수많은 유저들의 분노를 사게 됨 )

오히려 비대한(?) 대기업들이 원래의 기획대로 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여러 가지 대처 방안들을 

 먼저 고민하고 여러 가지 차선책을 준비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물론 스타트 업 입장에서 이에 대해 여러 가지 변(辯)이 있을 수 있다. 

"시스템이 갖추어진 대기업은 동시에 여러 가지 일들을 진행할 경제적, 수(數)적인 여유가 있기에 

이런 대비가 가능하고 이미 다년간 일이 원하는 대로 진행되지 않는 경우를 경험한 것 역시 

이들에게 만반의 준비를 하도록 만들었다 "라고 말하며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들에게 

이런 준비는 생각지도 못 할 일이다" 주장해도 아주 큰 무리는 없겠다.

그런데 몇 년간 창업을 하는 스타트 업들을 이곳에서 마주하니 또 직접 창업을 하고 망해보니 

이것이 부족한 돈이나 인력 또는 미천한 경험으로 인한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18.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일이 성공할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런 성공의 기대감이 힘든 오늘을 버티게 한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 되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스로에게 충분히 이해시키고 자신의 창업에 합당한 이유를 스스로에게 

세뇌시킴을 기본으로 시작되는 창업의 시작은 혹 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것이 혼자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경우에는 동료를 찾는 쪽으로 발전되는 것이 보통이다.

자신의 합리적 추론을 바탕으로 능력있고 믿을만한 동료들을 찾아 그들을 설득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밝은 미래를 제시하며 한 사람의 아이디어가 아닌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가 되도록 함께 고민하고

지금보다 나은 우리의 모습을 그리도록 세뇌하는 것은 꿈을 향해 달려가는 인간에게 

특히나 그런 사람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스타트 업에게 가장 기본적인 멘탈 트레이닝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상기의 이유로 실패에의 생각과 대비를 아예 하지 않는 것. 이것은 위험하다.

사업의 실패를 미리 걱정하라는 말이 아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결과를 걱정을 하며 

흘러 보낼 시간에 아낌없이 모든 것을 쏟아붇는 행동이 하는 훨씬 효과적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단지, 미처 생각지 못한 문제들로 인해 프로젝트가 우리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를

대비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슬프지만 우리의 생각과 아이디어는 지극히 우리들 안에서만 빛나고 신박하다.

세상 어디에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고, 인터넷에서 아직 우리들과 비슷한

서비스를 찾아본 적이 없다고 우리들의 창업이 어느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고 믿는가? 

미안하지만 그 길은 누군가가 이미 가려다가 시작에서 포기했거나 중도에서 돌아온 

그 길일 가능성이 훨씬 높다. 그것도 아니라면 아예 처음부터 잘못된 것 일수도 있다.

섣부른 일반화라 말해도 하는 수 없다. 적어도 본인이 코워킹 스페이스를 운영하며 만나본

지난 2년간의 창업은 또 우리네의 창업 역시 큰틀에서 그러했다.

물론 남들이 시작조차 해보지 않았기에 또 중도에 포기했기에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다.

분명 제대로 된 방법이 있으나 어떤 방법인지를 알 수가 없는 것이 대부분의 창업이고 

이를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 우리 창업자들의 주된 업무인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겠다.

그리고 이 제대로 된 방법을 찾는 여정을 현명하게 대처한 스타트 업은 살아남고 

그렇지못한 나머지는 장렬히 전사하는 것이 우리네의 창업 생태계임은 

슬프고 무섭지만 받아들여야만 하는 우리들의 처지겠다.



작가의 이전글 똑똑한 소비의 기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