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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Mar 26. 2019

눈에 띄는 뉴스

손정의 회장의 무리수? #2

눈에 띄는 뉴스-손정의 회장의 무리수? #1 에 이어


투자의 귀재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에 현재까지 비전 펀드를 통해 44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의 지분 20%를 소유하고 이 회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며 투자의 이유를 밝혔다. "위워크는 단순히 사무실을 다른 업체에 임대하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만남이나 비즈니스를 창조하는 장소로 인지한다"

그의 주도로 이루어진 이 4600억의 투자의 대상이 단지 사무실 공유에 한정된 그저 그런 부동산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함으로 그의 결정에 볼 멘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선을 긋는 모양새이다. 


"생계 수단을 넘어 일의 진정한 의미를 찾는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기업 미션을 가진 위워크 역시그들이 단순히 큰 공간을 임대해 그중 일부를 다른 이에게 재임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 회사라 사람들이 인지한다면 그들의 창업이 뚜렷한 한계에 봉착하리라 짐작했기에 회사의 이상을 좀 더 형이상학적인 "진정한 의미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이 되는 것"으로 명명한 것이겠다.단순한 부동산 임대회사라는 평가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충분히 자각한 것으로 보인다.

(뭐 회사의 비전은 늘 한결같이 뜬 구름을 잡는 듯하다. 뭔가 그런 것(?) 이 없으면 단순하고 멋없는 무엇에 소중한 시간을 버리는 듯한 기분을 받는 것이 두려워인 줄은 모르겠으나 이런 어려운 문구를 만나는 일이 늘 기분 좋은 것만은 아니다) 

따라서 만약 위워크가 중동 투자가들이 생각하는 그것이라면 손정의 회장의 판단은 소프트 뱅크를 휘청거리게 만들 잘못된 안목과 결정으로, 위워크의 창립 이유 역시 흔하디 흔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하나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워워크의 본질에 대한 논의를 잠시 제쳐두고 이 회사의 출현과 또 엄청난 속도로의 성장이 가능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와 그 배경을 살펴보자.위워크가 미국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어찌 보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첫 단추가 아닌가 싶다. 정확히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아니라 미국의 부동산 시스템이 위워크의 탄생과 엄청난 성장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고 말하는 편이 더 올바른 설명이겠다.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사무실을 임대하고 집을 구입하는 행동의 가운데에 돈이 아닌 사람의 신용이라는 지표가 자리를 차지하고 이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물론, 은행에서의 융자 따위가 필요 없는 부유한 사람들은 예외겠다.(여기서 신용이라는 것은 인간적인 신뢰 뭐 이런 의미가 아님은 누구나 짐작 가능할 터이고

이들의 신용이란 일정기간 성실히 이행된 금융업무의 수치를 의미하는데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대학교를 들어가면서부터 학자금을 대출하며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돈이 많은 가정에서는 이 역시도 절대 해당사항이 없다!!!)

대학 학자금 융자로 처음 시작된 미국 젊은이들의 금융생활은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조금씩 대출을 상환하며 그 신용을 쌓고, 이 대출이 끝날 무렵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상품을 가입해 적게는 10년 길게는 30년간 상환을 계획하며 이어진다고 하니, 평생을 빚을 갚다가 죽는다는 그들의 자조 섞인 농담이 그저 우스개 소리로 들리는 것만은 아니겠다. 이렇듯 이들의 문화에는 대출과 상환 이 두 가지의 상충된 개념의 연속으로 만들어진 신용의 사슬이 삶에 깊숙이 결부되어있다. 그들에게 신용은 누군가가 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가는자기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 생각해도 큰 무리가 없지 싶다.


다시 사무실 임대로 돌아가 보자. 미국은 "돈"만 있으면 언제든 어느 곳이든 임대를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나라와는 다르게 이 신용이라는 부분이 해결되지 않으면 임대 자체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좋은 신용등급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이름이나 회사의 이름으로 사무실을 임대하는 행위 자체가 원칙적으로 힘들다는 말이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돈이 진짜 많으면 예외다;;)

게다가 창업이라는 결심은 원하던 원치 않던 대부분은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나 이미 실패를 경험한 재도전자의 경우가 많기에 이들이 좋은 신용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리고 상기의 이유로 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고 근무할 장소를 빌리는 일련의 과정들 역시 실제로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쯤은 쉽게 유추가 가능하겠다. 그렇다. 상기의 환경이, 우리는 잘 모르는 미국인들의 약간은 특이한 부동산 임대에 관련한 그네들의 룰이 위워크의 성공의 첫 번째이었고 이는 위워크의 강력한 성공의 열쇠였다.위워크가 그들의 신용을 바탕으로 사무실을 빌리고 공간이 필요한 저 신용자들에게 재임대하는 일. 이것이 위워크의 근간이다. 그리고 그 근간에 덧붙여 멤버들 간의 소통을 돕고 서로 정보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만들어 주는 일이 위워크의 과제이며, 같은 고민을 함께 할 만한 타인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한 그들의 네트워크는 위워크에서 일하는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겠다. 하지만 위워크가 자랑하는 그들의 네트워킹 특권을 특정 국가에서는 대단치 않게 여긴다는데, 심지어 그것 자체를 불필요한 불편한 무엇으로 생각하는데에 문제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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