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로 알아보는 온라인 리빙 시장
가구를 알아보기 위해 집 근처 아현 가구거리를 갔다.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없었다.
제일 뜨거운 여름인 8월이라?
30분 정도 둘러보고 카페에서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다가 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왜냐고?
굳이 밖에서 볼 필요가 없으니까.
예전에는 가구나 인테리어를 보려면 아현동이나 논현동 가구거리처럼 어떤 특정 장소에 가서 구경을 하는 식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어느 순간부터는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입점한 가구 브랜드를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
2014년 글로벌 리빙/인테리어 기업 이케아 IKEA가 한국에 상륙한 이후에는 리빙/인테리어 관련 시장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7조 원 규모였던 홈퍼니싱 시장은 2017년 13조 원대로 약 2배가량 커졌으며, 2023년에는 18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업계 1위 한샘은 기존에 부족했던 생활용품 부문과 함께 한샘몰을 갖춰 몸집을 키우기 시작했으며, 바로 뒤따르는 현대 리바트는 홈 퍼니싱 부문과 함께 리바트몰을 힘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커지는 리빙/인테리어 시장 속에서는 굵직한 기업 인수 건도 많이 벌어졌는데, 가장 강렬하게 기억 남는 인수 건은 2017년 MBK파트너스의 모던하우스 와 2018년 신세계의 까사미아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케아가 등장한 지 5년이 지난 지금, 이케아는 국내 리빙/인테리어 시장 BIG3로 진입했다. (매출액 기준)
겨우 오프라인 매장 2곳을 거느린 이케아가 국내 리빙/인테리어 시장 BIG3가 된 것도 놀라운데, 앞으로도 추가 출점을 앞두고 있음은 물론 작년에 이케아 온라인 몰을 오픈하여 고객 접점을 늘렸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 그대로의 상품 구성에 동일한 가격과 환불 정책을 적용했는데, 이는 이케아의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매장은 이케아 코리아의 직영 사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면 국내 가구업계 대부분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매장의 상품 구성 이원화하는 물론 환불 정책도 다른데, 이는 오프라인 대부분이 가맹점이기 때문)
이처럼 이케아의 온라인 몰뿐만 아니라 한샘몰, 리바트몰 등이 열심히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은 리빙/인테리어 시장이 점차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상황을 말해준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최근 한 달간 패브릭 소파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96% 성장, 가죽소파는 81%, 1인용 소파는 46% 상승했다. 티몬에서는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가구/홈데코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70%가량 증가했다...
- 파이낸셜뉴스, 내가 직접 꾸미는 홈퍼니싱 열풍
리빙/인테리어 시장이 커져가는 원인은 새로운 수요와 공급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도 한 몫했으며, 기존 강소 기업이 아닌 새로운 기업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한 몫했다.
그렇게 새로 등장한 이케아는 사실 국내 시장과는 다른 점이 많다.
물리적 거리: 매장도 2곳뿐인데 심지어 서울밖에 있다.
상품: 완제품이 아니라 직접 조립하는 DIY
품질: 가격은 저렴하나 품질이 조금 떨어짐
이렇게 불편한 점이 많지만 이케아는 성공했다. 소위 전문가들은 1인 가구 증가와 라이프 스타일을 더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의 관심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새로운 수요와 공급이 서로 잘 맞물려서 이 시장이 더 성장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이케아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쇼룸에 있다.
'이렇게 꾸미면 좋겠다'는 소비자의 희망을 오프라인에서 쇼룸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디지털 쇼룸으로 들고 와 소비자 마음을 뺏는다.
특히 쇼룸을 통해 '나만의 공간'을 저렴하고 쉽게 갖출 수 있도록 보여주는데, 이는 큰 집에 살고 있지 않은 1인 가구에게는 크게 와 닿을 수 있는 포인트가 된다.
또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요즘 소비자에게 쇼룸의 종류를 다양화시켜서 보여주는 점은 저마다 다른 입맛을 맞추기에도 충분했던 것이다.
그뿐만인가?
2017년 IKEA Place 앱을 통해 '우리 집에 이 가구를 두면 어떨까?' 하는 소비자의 고민을 AR로 해결해버렸다.
이케아는 AR 기술로 리빙/인테리어 시장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함께 대응하는 기업으로 이베이 코리아가 있다.
올해 G마켓이 출시한 증강현실 모바일앱 'it9'는 직접 가구를 집에 배치해볼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가지 않고도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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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2천억 원의 국내 온라인 가구 시장 속에서 업계 1위인 한샘몰이 2017년 2천억 원을 기록했다.
한샘몰의 모바일 매출 비중은 2018년 54%를 기록했으며,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샘몰도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이다. 바로 온라인 영역뿐만 아니라 모바일 영역도 함께 강화시키는 시도다.
모바일 사용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한샘 역시 AR 서비스를 도입해 가구를 배치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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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리바트는 토털 인테리어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대 H&S와 현대 L&C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종합 건자재부터 내부 가구까지 One-stop 전문으로 나설 모양이다.
그렇다고 온라인 B2C를 전혀 소홀해하지도 않는다.
2017년 리바트몰 매출은 1천억 원을 넘기면서 한샘몰을 바로 뒤따르고 있다.
심지어 계열사 더현대 닷컴에 SIS (shop in shop) 형태로 입점도 하면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외에도 일룸이라든지 까사미아, 에넥스 등의 다양한 국내 기업도 온라인 시장에 대해 절대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이제 가구를 온라인으로 사는 소비자나 인테리어 시공을 모바일로 시키는 소비자를 놓치는 기업이 있다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
※ 참고할 만한 이야기
■ 한샘의 한샘 리하우스 대형 쇼룸
리모델링 패키지를 판매하는 한샘 리하우스를 소비자들이 편하게 경험해보면서 자신에 맞게 조정할 수 있도록, 본사가 직접 매장을 임대해 대리점주가 입점하여 운영하도록 만들었다.
일종의 상생형 매장이다.
■ 현대 리바트의 직영매장 오픈
현대 리바트는 아예 서울 서부 권역에 직영매장을 오픈했다. 위치는 무려 마포구 홍대/합정.
2030대의 젊은 고객 유치를 목표로 하는 것이 중심이지만, 그들로 하여금 바이럴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수단이 된다.
무엇보다도 인근 상암/수색 지역의 아파트 입주자들을 끌어모으려는 전략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