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양을 진심으로 애도합니다.
제 이득을 위해서라면 한 입 물어뜯은 음식이 왔다며 멀쩡한 남의 가게 배달조차 헐뜯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 일이 없다고 억울함을 표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죄송하다는 몇 마디 싸구려 태도로 눙치려 하고, 또 그런 이를 둘러싼 이들이 괜찮다고 추어주며 둔해지는 세상입니다. 누군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조금이라도 불쾌한 듯한 말을 하면, 옳거니 잘 걸렸다 우 달려들어 후려패고 묻어야만 성이 풀리는 세상이 왔습니다. 오래 전 읽었던 만화 백과사전에서는, 힘든 일은 로보트가 다하고 사람은 편히 쉬며 로보트나 콤퓨타아 가 할 수 없는 예술에 골몰할 거라고 예견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오히려, 단순한 일자리는 정밀한 기계와 경쟁해야 하고, 창의성이 필요한 일자리는 부족하여 고만고만한 사람끼리 물어뜯으며 지내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갈수록 좁아지고 강팍해지는 세상에서, 청춘을 바쳐 몸을 단련하고 꿈을 키웠던 한 소녀가 억울함을 토로하여 자살했습니다. 꿈을 가지지 못하면 야망이 없다고 타박듣고, 꿈을 포기하면 패배자라고 비난당하며, 꿈을 쫓아가면 제 주제도 모른다고 몰매 맞는 세상에서, 억울하게 져간 한 소녀를 애도합니다. 구태여 어덴가에 청원하거나 우 몰려가 신상을 드러내기를 바라 하는 말이 아닙니다.
세상은 누군가 개인 하나의 힘으로 바뀌지 않을 겁니다. 폭력의 집합으로 맞대응한다 한들 과연 세상의 구조가 바뀔지 알 수 없습니다. 국가가 그릇된 압제를 행할 때, 이에 대항할만한 조직력을 갖출 정도로 지금 이 세상 이 세대의 국민들이 단결력과 의식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우리가 정의롭지 못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태생적으로 비겁해서가 아닙니다. 우리는 원래 개인으로서 약하게 흩날리고, 아프게 나부끼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저 약할 뿐입니다. 구태여 강한 척을 하며 타인을 잡아먹을듯 노려보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므로 그저 아직도 이 세상에 이런 아픔이 있다고, 우리는 더 이상 이 아픔을 대물림하거나 전해주지 말자고, 결심하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느라 지쳐나자빠지는 세상은 정말이지 신물이 납니다. 더 이상 이런 일이 없도록, 스스로 잔인해지지 말자고, 내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는 하루였으면 좋겠습니다. 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 누구에게도 하지 못할 이야기라 그냥 여기에 적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누구와도 깊게 못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허망하게 여기에 혼자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