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훈련일지)

ITF 989일차 - 드디어 삼일 틀을 다 배웠다!

by Aner병문

삼일 틀은 언젠가 이야기한 적 있듯이, 삼일 운동을 상징하는 3단 틀의 첫번째 틀이다. 3.1 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을 대표하여 서른세 개의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연무선은 십자 형태다. 그 유명한 게임 철권- 고등학교 같은 반 동창이 그토록 유명한 철권 게이머라는 사실조차 잘 몰랐던 나는 ITF를 하면서 오히려 화랑을 알게 된 경우지만, 황수현 사현께서 친히 움직임을 시연한 화랑은, 자신을 내세울때는 화랑 틀의 동작을 주로 보이지만, 승리 할 떄는 바로 이 삼일 틀의 동작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초단 틀 마지막 계백 틀이 마흔네 동작, 2단 틀 두 번째인 충장 틀이 쉰두 동작으로 이루어져 있어 한동안 연습하다 중간에 헐떡헐떡 거리던게 예사인데, 오랜만에 서른세 동작이라니...요즘 젊은이들 말로 넘나 스윗해버렷...!




그러나 3.1운동을 진압하던 일본 군경을 상징하기라도 한것인지 서른세 동작밖에 되지 않지만, 십자 연무선에서 종횡무진하며 전후좌우로 치고 차고 막고 넘기고 하는 동작들이 제법 복잡하다. 모아준비서기 C에서 오른ㄴ자서주먹대비막기로 시작하는 첫 자세부터가 앞으로 살짝 미끄러져 시작하는데다 보조 손을 위에 두는 손칼높은데막기, 등주먹높은데막기, 사선서뒷팔굽뚫기(이때 시선 주먹 따라서 뒤에 봐야 함), ㄴ자서손칼등높은데막기, ㄴ자서쌍주먹낮은데찌르기, ㄷ자막기 후 바로 뒷발로 쓸어차기, 하여간 별별 기술들이 빠르고 단려하게 연결되어 그야말로 좌충우돌 치고박는, 박진감 넘치는 틀이다. 초단에서 첫번째로 배우는 광개 틀이 좀처럼 좌우 대칭 동작이 없어서 길고 까다롭게 느껴진다면, 3단에서 첫번째로 배우는 삼일 틀은 빠르고 격렬하다.


오늘도 역시나 도장에 사람이 많았고, 회사 일로 나는 늦었다. 핀란드에서 온 스물일곱의 젊은 마리아가 (우리 도장 거쳐간 '마리아' 들만 합치면 열명도 넘을것 같다. 태권도계의 성당 같은 느낌;;) 사주찌르기부터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스뻬인에서 온 또다른 마리아가 더 어리지만, 일찍 태권도를 시작해서 나보다 먼저 2단 띠를 받았고, 느껴지는 기운은 달라도 확실히 선배의 풍모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면, 핀란드의 노란띠 마리아는 아직은 좀 더 배워야할 것이 많은 발랄한 아가씨였다. 그래도 7월 중순까지는 우리 도장에 있는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심리학을 전공했으며 한국어도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사범님은 핀란드 마리아와 또 이름이 비슷한 아르헨띠나의 라이아, 그리고 여러 사제사매들을 가르치시느라 정신이 없어서 나는 일단 자리를 좁게 정해두고, 보 맞서기와 체력 단련을 먼저 했고, 첫 시간이 끝난 뒤에야 겨우 사범님께 삼일 틀 서른 세 동작을 옳게 지도받아 한 번에 다 외울 수 있었다. 동작 자체는 그렇게 어려운 내용들이 많지 않지만, 연계 동작이 많고, 기본 동작과 미묘하게 다른 기술들이 많아 은근히 어렵다.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훈련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