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1175일차 ㅡ 새 도복을 받았다.
문외한이 보기엔 십년 세월 어데갔나 싶을지 몰라도, 그동안 진짜 도장 안팎으로 열심히 했다는 사실은 사현님 포함 사형제 사자매들이 다 알고, 도복도 알거다. 초단 도복을 받은 뒤로도 6년, 도복이 땀에 절어 빨아도 소맷부리는 까맣고, 허리 부분은 자꾸 늘어나다 기어이 내려갈때가 많고, 바짓자락의 ITF는 떨어져 나가 TF만 간신히 남았다. 이젠 도복.하나 더 필요할듯도 하여 새 유단자 도복을 하나 받았다. 약간 시큼한 새 옷감 향이 남아 있고, 빳빳한 깃이 살결에 닿는 기분은 실로 오랜만이다.
도복을 길들여야.하니 어제에 이어 율곡 틀부터 고당까지 마쳤다. 어렵고 중요한 발차기들을 틀 앞뒤로 따로 연습하여 한번이라도 더 익숙해지게 했는데, 이제 아주 천천히 연습을 더하니 순식간에 헐떡거리게 되었다. 더군다나 높은 발차기가 없는, 포은과 충장은 어제처럼 전체 동작을 아주 느리게 연습했는데, 힘들고 어려운건 둘째치고, 순서와 방향이 자꾸 헷갈렸다. 포은 틀 같은 경우에는 빠르게 연이어 찌르고 뚫고 막는 동작이, 충장 틀의 경우에는 방향을 회전하거나 발을 구르는 동작들이 있는데 이 동작의 속도와 반동을 모두 죽이고 힘을 줘서 천천히 하는데만도 이미 틀이 낯설어져서 나는 몇번이고 틀려 다시 연습했다.
오늘은 무슨 날인지, 콜라 부사범님이 날이 추워 열을 내야한다며 발차기를 통한 준비 운동을 엄청.시켰다. 무릎 들어올리고, 다시 차고 의 연달아 반복. 이미 지쳐버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