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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어머니는 야밤에 등갈비에 김치를 재워 찌셨다.

by Aner병문

나는 무공.연습 좀 깔짝거리다 씻고 서둘러.출근했고, 설 연휴 첫날부터.아내는 나 대신 아이를 오래 보다 지쳐 잠들었다 했다. 늘 어미가 보고픈 아이 마음 오죽하랴. 아침을 챙기며 잠시 환기하려고 온 창문을 열었더니, 아니, 이 노무(결국은 나지 ㅋㅋ) 딸내미, 아빠는 저리 추운데로 가! 엄마 여기 따뜻한 데로 오세요오~ 아니, 너 이녀석, 압존법도 아니고 존댓말까지 달리 쓸수 있는거냐? ㅜㅜ 그러면서 상심한 아비 케틀벨 들고 있으니까 헝가리 무곡 찾아달라 오는건 또 뭐야? ㅎㅎ 여하튼 이토록 어미만 오면, 어미를 찾고 좋아하는데 이 자체가 천륜 天倫 이 아니고 뭔가.



여하튼 아내가 나 없이 소은이 돌보느라 하루종일 애쓰고, 일찍 지쳐 함께 잠든 동안, 어머니는 며느리 손녀 지쳐서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아침 먹여주시려고 늦은밤 손수 담갔던 김치에 등갈비를 찌셨다. 늦게 퇴근한 내가, 엄니, 늦은 밤에 뭐여, 낼 아침 소은엄마랑 나랑.같이 하지 그러요 하니, 뭔소리여, 느 마누라도 힘들고 이거이 물르는 시간이 필요한거여, 밤새 이제 봐라잉, 고기는 익고, 기름은 폭 짜져서, 여 김치에 밸껑게, 이거이 낼 아침엔 기가 막힐거이다. 하시었다.



이미 익은 김치는 양념과 돼지기름이 어느 정도 돌아 기가 막혔다. 그러나 새삼 손녀, 며느리를 위해(그러니까 아들은요?) 늦은 밤에도 아니 주무시고, 고기 김치 함께 무를 시간까지 계산해서 요리하시는 마음에 목이 메었다. 어머니가 이미 내 몫으로 육회를 조금 남겨주셨지만, 소은이가 꽃처럼 혀를 빵실 내밀며, 빨간고기! 할것을 뻔히 아는데, 세상 어느 아비가 감히 그 고기에 손을 대겠는가. 어느 부모도 제 자식은 걸게 먹인다.



어머니의 등갈비.김치와 명란달걀말이로 야식삼아 책을 읽었다. 나는 투박하고 소심한 사내라, 처자식.감히 부유히 호강시켜줄 보장은.못하나, 처자식 결코 믿음을 버릴일.없이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아는만큼 전수하고 평생 곁을 지킬거다. 비록 큰 성취를.얻지 못했으나, 나는 선비의 학문을 배웠고, 나라를 대표하는 무공의 부사범이다. 남편과 아비로서 좋은 본을.보이는 일이 내가 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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