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적을곳이없어서!(짧은끄적임)

새삼스럽지만 넬 Nell은,

by Aner병문

가장 문학, 그 자체의 밴드다. 그들의 가사와 음률은 처음부터 하나였던듯 달라붙어 한 권의 책처럼.서사를 이룬다. 산울림, 송골매부터 시작하여 언니네이발관, 델리스파이스, 국카스텐, 크라잉넛ㅡ 서정적이면서 격렬한 밴드야 수도 없지만, 음률과 가사가, 시조 읊듯 전달되어 그 다음 가사를 어떤 음정으로 표현해줄까 기대하게끔 하는 위력은 역시 넬이다. 역시 문화대통령이라고까지 불렸던 옛 대장께서 아꼈던 재간둥이들답다.



넬은 이 시대의 우리가 궁금해하는 것들을 대신 물어봐주었고, 우리의 그리움을 먼저 슬퍼해주었다. 말하지 않아도 대신 이해해주는 노래가 있어 우리는 때때로 슬퍼하는 대신 넬을 들었다고 믿는다. 그러므로 내게도 한때, 거만하고 교만하여 몇 푼 되도 않는 돈을 번답시고 뒷골목에서 유세떨고 한없이 취해, 책과 옷과 술을 한없이 사고, 술이 깨면 어지러운 책들 사이에서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는 이미 없어져버린 결손이 너무 사무쳐서, 나는 또 술을 마셨고, 빨갛게 달아오른 이마를 창문에 대어 식힐때, 비는 꼭 누군가에게 말걸듯 그렇게 톡톡톡 창 밖을 두드리며 떨어졌다. 누군가의 이름처럼 떨어지는 비 사이로 들리던 넬이, 나의 첫 넬이었다. 넬은 언제 들어도, 젊었던 시절의 시공간을 불러오게끔 한다. 나도 가끔 불현듯 그때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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