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 시절에는 보통 커피를 진하게 내려 하루 여덟잔씩 마시다 아내가 기함을 하기에 하루 서너 잔으로 줄였고 쉬는 날에는 의식적으로 아예 마시지 아니하려다 보니 어느 날엔 시들시들 파김치가 되어 있기 일쑤다. 오늘도 모처럼 하루 쉬는데 늦잠을 잤는데도 아이 좀 보다가 어찌나 졸린지 까무룩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주위가 어둑어둑 저녁이 다 되었다. 아내도 아이와 함께 푹 잤다며 생글생글 하기에 미안한 마음은 덜었으나 귀하게 쉬는 날은 온종일 잠으로 보내어 허탈하기 짝이 없었다. 서둘러 장을 보고, 남은 김치로 김치찌개 한 번 더 끓이고 훈련하고 책을 읽으며 화상영어를 해주실 CJ 를 기다리니 이제야 비로소 밀린 숙제를 한듯 마음이 편안하다. 아내는 푹 잤으면 좋은 것 아니냐며 좀처럼 나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웃지만 사실 커피 한 잔 제때 마시지 않으면 나는 영어 한 단어도 옳게 말 못하고 온 몸의 관절이 빠지듯 아프다...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