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름대로 의료계의 황석영이라고 이름 붙여드린, 요즘 시국에 일선에서 활약하시는 중년 부인께서도 돌아오시고, 신년을 맞아 독서와 훈련의 칼날을 새롭게 벼리는듯 했으나 역시 그뿐, 지인들과의 막역한 모임을 핑계삼아 연이어 술 마시느라 어느 틈에 또 게을러지기 일쑤였다. 사범님을 모시고 소소히 일잔 나누다 문득 칠순의 강 선생님께서 손수 쓰시어 어젊은 유단자들에게 부친 편지가 생각나 오늘부터라도 다시 부지런히 땀흘려 훈련하였다. 삶은 늘 비루하지만 뜻이라도 높게 새기고 싶었다. 언젠가 초 장왕의 불비불명 고사를 썼더니 가끔 뉘라도 찾아 오시긴 하는데, 어짜누, 나는 안즉도 비루한 주정뱅이에 지나지 않는 것을. 가라테 흉내내기 몸풀기와 ITF 훈련을 겨우 마치고, 몇 줄이라도 읽는 척 하고 있다. 화담 서경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