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히 적을 곳이 없어서(짧은 끄적임)
ITF 번외편 ㅡ 장모님이 오셔도 태권도!
근 2주 만에 어머님과 아내, 딸이 올라왔다. 한 열흘 남짓 못 보았을 뿐인데 아내는 더욱 애틋했고, 딸은 몹시 야무져 있었다. 키가 크고 몸이 실해져 안을 때마다 곧아진 등뼈 주변으로 힘이 단단히 뭉쳐져 스스로를 잘 가눌 뿐 아니라, 튀밥도 주워먹을 줄 알고, 네! 비슷하게 대답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어머님께서는 아이고, 웬 냉장고에 술이 이래 많노 하며 눈을 흘기시며 웃으셨지만, 그래도 혼자 밥 끓이묵고 청소 빨래 하느라 애썼데이, 남자 혼자 있캉 치고는 훤하데이, 하며 독려해주셨다. 다시 훈훈해지고 소란해진 집 안에서 나는 아이를 재우고 나면, 아내가 어머님과의 담소를 끝마치고 환히 웃으며 올라올 때까지, 영어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다시 도장을 나가지 못할 때처럼 훈련했다. 비록 주먹 자세는 많이 무뎌졌다지만, 발차기 자세는 분명히 효험을 보았으므로 나는 기초를 다지려 애썼다. 공부가 그렇듯, 무공도 소박하고 지루한 기초가 결국 빛을 만든다. 그래도 좀 더 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