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덕분에 별 구경을 다해본다.
아내가 소은이를 낳기 전, 가요무대 신청을 해서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다녀온 적이 있다. 요즘에 아내가 내 전화기까지 빌려가면서 뭘 또 끄적끄적 신청을 하더니, 아이코, 이번에는 열린음악회 와 '덕분에' 희망음악회 가 또 당첨이 되었단다. 열린음악회는 어머니와 아버지만 다녀오시게 되었고,(아버지는 공연 끝을 장식한 김경호 씨가 꽤 충격적이셨던듯, 아주 혹평을 하셨다;; ㅋㅋ 김경호 씨의 마음을 위해서 아버지의 말씀은 여기에 올리지 않겠다. 경호 형님, 죄송합니다, 형님의 광팬이긴 한데, 아버지하곤 좀 안 맞으셨나봐요..^^;;) '덕분에' 희망음악회는 당첨된 사람이 한 명씩 동반할 수 있어 어머니 아버지를 모시고 가게 되었다. 왜 '덕분에' 인고 하니, 그동안 안양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고생한 의료진들과 경찰, 소방관 등을 초청하고, 또 고생한 안양시민들도 함께 즐기라는 뜻에서 '덕분에' 희망음악회란다. 앵콜까지 합치면 쉬는 시간없이 1시간 40분 짱짱한 공연에서, 가수는 딸랑 세 명, 안양시 홍보대사이자 안양의 아들 박세욱 씨, 보이스 킹 우승자 리누 씨, 그리고 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인순이 씨 이렇게 세 명이 나왔는데, 어찌나 다들 노래를 잘하는지, 오랜만에 넋이 썩 나갔다. 인순이 씨야 당연하겠으나, 두 청년은 각자 보이스트롯과 보이스킹 이라는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했다고 하니, 과연 그 실력이 남달랐다. 아버지 어머니가 하도 김경호 씨에게 충격을 받으신 듯해서, 은근히 공연 중간중간 눈치를 살폈는데, 아버지께서 자꾸만 눈물을 훔치셨고, 어머니는 열린음악회보다 훨씬 재밌었다고 하시니, 하여간 다행. 특히 아버지는 리누 라는 가수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아주 노래를 잘하더라며 절찬을 하셨다. TV를 잘 보지 않으므로 나 역시 처음 보긴 했는데, 솔직히 멀리 있는 신승훈 씨 찾느니 가까이 리누 찾겠다고 생각들 정도로 아주 절절하게 노래를 하는 태가 일품이었다. 저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도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기 까지 이십년간 무명 생활을 유지하며 아주 힘들게 살았다고 하니, 새삼 내 공부나 무공으로 무엇 하나 안타깝거나 아까워할 필요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본인의 삶에 비추어 사비로 일년에 스무명씩만 받는다는 다문화 중학교를 운영한다는 인순이 씨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공연이 줄어드는 요즘에도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한 돈을 번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어머니 아버지 연배의 여가수는 여전히 노련하고 활기차셔서, 돌아가신 휘트니 휴스턴 찾느니 가까이 계신 인순이 씨 공연 보러 가겠다는 생각을 또 한 번 했었다. 하여간 아내 덕에 어젯밤도 즐겁고, 평화로웠다. 그러니까 출근만 안했으면 좋겠..읍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