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F 번외편 - 하루의 훈련
창시자님께서는 태권도를, 일본의 가라테나 유도처럼, 국기이자 전쟁을 대비하는 전투기술로서 만들고자 하셨다. 그러므로 태권도 백과사전에 이르기를, 틀은 ‘여러 명의 가상 적을 조직적으로 상대할 수 있는 동작을 한데 묶어 연습할 필요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여러 가지 공격과 방어의 동작을 리치(理致)와 뜻에 맞게 한데 묶어놓은 것’ 이라고 정의하셨다. 백병전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여 대비하는 동작들을 묶어서 연습케 한 것이다. 그러므로 틀은 대회나 시합에 나가서는 좀 더 확실하게, 멋있게, 예쁘게 보이게도 하지만, 본디는 단려하고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동작을 펼쳐야 그 목적에 옳다. 태권도 초기 시절의 흑백 영상들을 보면, 일본 고류 가라테에서 전래한 나이한치(內步進) 카타(形)을 하시는 모습을 보는데, 그 모습에서도 지금처럼 반듯하고 각이 진 동작을 쓰기 보다는, 지나치게 크게 휘두른다 싶을 정도의 기세가 있다. '정말로 적이 있는듯이' 최선을 다해 타격하기 때문이다. 이런 연습법이라면, 틀이나 품새, 투로나 형 훈련 등이 무슨 무용이나 체조 연습이냐는 비아냥을 들을 이유가 없을 터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일격의 위력을 높이려다보면 자연스럽게 동작은 크고 길어지게 마련이므로, 효율적인 타격을 위해서 자세가 작게 응축되고, 그 안에서 '꼬임' 이나 '휘어짐' 혹은 '낙차' 등을 통해 가능한 큰 위력을 내는 법을 고안하지 않았는가 싶다. ITF에서는 대표적으로 싸인 웨이브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또한 물결 모양의 율동선을 따른 움직임으로 낙차를 만들어 위력을 배가하는 타격법이다.
그러므로 요즘에는 겨우 기세가 좀 잡혀서, 사주찌르기/사주막기부터 2단 틀까지 늘 그렇듯 한 번 돈 다음, 2단 틀을 지칠 때까지 다시 반복하고, 완전히 정리된 보 맞서기를 다시 연습한다. 벌써 발바닥이 몇 번 찢어졌다. 몸이 웬만히 나아서 다행이다. 어서 격리가 풀려서 도장으로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