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 과거를 마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그럴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더 파괴적인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시간은 가르쳐 줬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바로잡을 수 없지만 지금 그때와 같은 상황에 맞닥트리더라도 그때처럼 상처받진 않을 것이다.
다만, 감정은 늙지 않는다. 그때 느낀 감정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 생생하게 네 안에 살아 있다. 그래서 괴롭다.
너는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다. 그 감정 또한 이미 죽었다. 과거에 매여 있지 마라. 과거는 죽었다. 지금 존재하는 것은 지금뿐이다.
배운 게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는 건 네 자유다. 그저 네가 돌이킬 수 없는 과거로 하여금 또다시 상처받고, 부정적인 감정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래서 그것을 더 확실히 기억하게 될 뿐이라는 결과를 낳지 않기를 바란다.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완전히 분리할 수는 없지만, 그 둘이 다르다는 건 사실이다.
과거를 반드시 마주 보지 않아도 된다. 마주 보고자 하는 그 마음이 이미 너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