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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n May 19. 2024

바래진 종잇장

하나를 잡으면 다른 하나는 놓아야 했습니다. 


둘 다 잃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를 썼습니다. 


잡은 것보다 놓아야 했던 것에 대한 좌절과 슬픔에 허우적거리고 힘들어했습니다. 


놓지 않을 수 있었는데, 다 잡을 수 있었을 텐데, 


다 잡지 못하고 놓게 된 것은 내가 부족한 탓이야. 


몸과 마음은 상해갔습니다.


어느 것 하나에도 집중할 수 없었습니다. 


하나를 꼭 잡고 있으면, 다른 하나를 놓칠까 신경은 금방 분산됐습니다. 


하나를 잡으면, 다른 하나는 놓아야 했습니다.




모든 선택지를 고를 순 없습니다.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의 선택은 최선일 순 있어도 항상 옳은 것일 순 없다는 걸 압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반드시 좋은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선택했다면 나의 선택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이끌릴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랬을 때 내게 다가온 모든 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나야 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민을 하다 보면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되는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나는 왜 이럴까.'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합니다. 


각자의 힘듦을 재단하는 것은 어리석습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사람은 영원히 자신의 세계에서 살아갑니다. 삶은 자신을 알아가는 여행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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