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빌려온 책을 읽다가 조금 울었다. 봄에 나는 왜 자꾸 죽음을 생각하는지. 꽃과 새싹 모두 죽음을 이기고 피어난 것들이 아닌가. 우리 인간도 그렇게 다시 피어날 수 있을까. 영원한 생명이란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벌써 벚꽃은 흰 눈처럼 떨어져 내린다. 집 앞 라일락 향기가 진하게 마음을 흔든다. 꽃들이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한다. 그렇게 울고 피곤해져서 잠이 들었다. 어느덧 봄밤이다. 왠지 모르게 봄밤은 포근하고 낭만적이다. 누군가 내게 이런 밤에 고백을 한다면 그대로 나도 손을 내밀게 될 것만 같다. 인간은 날씨나 자연의 영향을 받는다. 그걸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 자꾸 기분이 가라앉는 날. 행복했던 날들을 떠올려 보며 마음을 다잡아본다. 미래에 대한 불안, 약간의 질투, 그리고 외로움. 나는 너무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사실 난 무척이나 단순한 사람인데 세상은 너무 복잡하고 빨리 돌아간다. 피로감이 느껴진다. 난 이 세상에 어울리는 사람이 아닌가보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