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설레는 밤

by leaves

이렇게 아름다운 날, 머리 아픈 일이 있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얼마나 많은 것들이 필요할까. 되도록 최소화하는게 좋은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 위안이 된다. 이렇게 편지를 쓸 대상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게 여겨진다. 그대는 왜 나를 사랑하는지. 여전히 나는 의문이다. 내가 과연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함께 있으면 즐거울까. 설레일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함께 산책을 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떤 음악을 듣고 무슨 책에 대해 이야기할까.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이다. 서로 음악을 나눠 듣고 읽고 있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참 즐겁다. 나와 소통이 잘 되는 사람이 이 지구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소심하고 잘 삐지는 나를 지금껏 달래가며 와준게 고맙다. 나는 또 삐질지 모르고 소심하게 굴겠지만 왠지 그대는 내 곁에 그대로 있을 것만 같다. 믿음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 가끔 서운할 때도 있지만 전처럼 많이 서운하지는 않다. ㅋㅋ 그대 역시 나로 인해 행복하길 바란다. 내가 과연 그럴 힘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대화가 영원히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설레는 밤, 나를 설레게 하는 그대이기에.

keyword
작가의 이전글봄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