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완
멋진 사랑을 시작하게 되면
나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내 앞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의 하얀 삶에
알맞은 색으로 칠해지고 싶은 탓이겠다.
그뿐 아니라,
내가 발을 딛고 선 이 세상 자체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평소 같았다면
금방 얼굴을 붉혔을 상황이 닥친대도,
조금은 너그러이 넘어갈 수 있는
풍족한 마음이 있어 괜찮은 거다.
꾸역꾸역 버티는 느낌으로 살아내던 이 삶이
고작 단 한 사람이 내게 왔다는 이유 하나로
마법처럼 포근해 진다.
지루함과 고통만이 가득했던 내 마음속에
그 사람이 구석구석 깨끗이 청소하고서
아예 들어와 살기로 작정한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내가 이 사랑 덕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면
상대방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렇듯 멋진 사랑이라는 건,
서로가 서로의 황폐한 일상을
온갖 꽃이 피어나는 비옥한 삶으로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사람이 되어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분명 멋진 사랑이라는 결정적인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