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면 영원한 부도 건강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하게 밤이 찾아오면 알 수 없는 불안이 밀려온다. 내가 나이들어 갈 수록 경제적인 면에서나 건강면에서 아무것도 보장받을 수 없는 현실이 두려워지는 것이다. 젊은 시절에는 그 나이에 따른 고민이 있었다면 이제는 다른 면에서 걱정이 생기는 것이다. 지금만큼의 평화와 행복이 언제까지나 주어질까. 그런 면에서 오늘 성경말씀은 그 걱정을 덜어주시려 하는게 아닐까 싶었다. 그 유명한 오병이어의 기적에 대한 이야기였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다음 날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군중들에게도 그런 말씀을 전하시기 위해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으키신게 아닐까. 성경학자들도 그 기적이란 먹을 것을 싸온 사람들이 마음을 열어 서로 나누어 먹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오늘 먹을 것을 걱정하지 않을 만큼의 믿음이 내게 있는지. 그동안 내가 굶지 않고 살 수 있었던 것에 대해 그때 그때 필요한 것을 내게 주시는 하느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돈을 벌어 생활했던 대학시절부터 나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내 스스로 벌어서 생활해 왔다. 실직을 한 적도 있었지만 굶을 정도로 어렵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게 된데까지 과연 모든 게 내 힘으로 가능한 것이었을까. 그런면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생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를 지고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사연을 듣다보면 꼭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은 어떻게 불안을 이기고 사는지 궁금하다. 단지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있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 쓸모없는 명예나 권력 때문에 더 큰 것을 잃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들에겐 왜 그런 것이 중요한지. 돈이 많으면 다른 것을 원하게 되는 걸까. 단순하게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간의 대결이란 없나보다. 세상은 생각보다 복잡한지도... 여튼 나는 오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 그리고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요리를 한다. 내가 해야할 일이 간단해서 좋은 것 같다. 정말 먹고 사는 것만 신경쓰는 경지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