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더워서인지 체력이 딸리는 것인지 뭔가 하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진다. 티브이보는 것조차. 이 날씨에 산책을 포기할 수 없어서 모자에 선글라스를 끼고 산책을 다녀왔다. 산책이 이렇게 힘든 것이었나. 어쩐지 점심시간인데 거리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허기진 배를 채우려 산책길 맛집인 햄버거 가게를 들러 햄버거를 사가지고 와 씻고나서 햄버거를 흡입했다. 그리고 이제 여름이니 떡집 식혜를 먹을 때가 된 것 같아서 떡집에 들렀다. 역시 바깥에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후가 되자 지쳐 낮잠을 자고 나니 저녁먹을 시간. 돈까스와 소바를 시켜 먹었다. 만사 귀찮아서... 티브이에서 인도를 배경으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보았다. 반갑게도 인도에서 내가 자주 먹었던 차오미엔 즉 쵸우면이 나와서 반가웠다. 정식명칭이 차오미엔인가보다. 지저분한 거리 한 곳에 차려진 로컬식당은 그 맛이 최고인가보다. 출연자들이 인도에서 먹었던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단다. 그리고 타지마할이 나왔다. 타지마할에 갔을 때 루프탑에서 식사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나의 인도여행은 아직도 미스터리다. 영어도 잘 못하면서 어떻게 인도와 네팔을 쏘다닐 수 있었는지. 타지마할도 가이드없이 찾아갔었다. 그리고 우다이푸르까지. 나의 마음은 여유롭고 한국에 가기 싫었다. 시간이 멈춘듯한 그곳에 머무르고 싶었다. 서울로 가면 난 하기 싫은 무언가를 해야한다. 하지만 그곳에선 그저 구경만 하면된다. 구경꾼이 된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 아름다운 도시를 마음껏 누빌 수 있으니. 그것만 하면 되니까. 지금 가라고 하면 아무것도 못할 것 같다. 여튼 티브이에 인도만 나오면 나는 마치 제2의 고향처럼 아득해 진다. 종교에 심취하는 것이 당연한 나라. 삶보다 죽음에 진지한 나라. 나는 아마도 인도에서 나쁜 기억이 없었기에 이렇게 그리워 할 수 있는 것 같다. 수호천사가 내 옆에 딱 붙어 있었나보다. 다시 그런 여행을 할 수 있을까. 일단 체력을 키워야 할 텐데.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걸까. 이 세상에 내가 평안하게 있을 곳을 어디일까. 가끔 오갈데 없는 사람처럼 어디에 속해야할지 모르겠다. 무언가를 잘 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그런 곳. 나는 그런 곳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여행을 하며 사는 것도 쉽지는 않을테지만... 지구마블을 보면... 어쩌면 삶에 대해 괌심이 많은 사람이야말로 여행가가 될 자격이 있을지도... 난 정말 조용히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