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철학과 관련된 그림책 테라피가 있었다. 에피쿠로스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림책을 만들었는데 그는 스토아 학파이다. 어제 테라피의 주제는 스토아 학파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다. 스토아 학파에 관심이 많은 나는 사람들에게 내가 바로 스토아 학파라고 했더니 빵 터졌다. "아무도 모르셨겠지만, 저는 스토아 학파입니다." ㅋ 스토아 학파는 자연에 순응하는 의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모든 것이 자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연 질서의 규칙을 이해해야 했다. 행복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우주 자연 법칙을 똑바로 분석하고 유유자적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내가 쓴 수필에 등장하는 말이 스토아 학파에서 나온 말과 같은 것을 알았을 때 마치 동시성을 경험한 것처럼 기분이 묘했다. 나는 벌써 깨달아 버린 걸까. 인생의 진리를... ㅋ 실천이 중요한데 나는 여전히 인생이라는 세찬 바람에 홀로 떨고 있다. 참 신기한 것은 내가 관심있는 것들이 모두 자연의 법칙을 따르라는 메세지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좋아하는 에밀리 디킨슨이나 메리 올리버 역시 그와 비슷한 경향으로 주목 받는다. 뭔가 세상에서 은둔하는 것 같지만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 우리가 무해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들. 아마도 나 역시 점점 세상에서 멀어져 자연 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 중 하나이다. 그럼 뭔가 더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을까. 마음의 평안을 유지할 수 있을까. 비가 촉촉하게 내리고 내일은 좀 더 시원한 날씨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한다. 그럼 난 또 산책을 갈 것이다. 비가 온 뒤 강가는 얼마나 싱그로워 졌는지 구경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