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나뭇잎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파도처럼 밀려온다. 산책을 나갔다가 낙엽비를 맞고 왔다. 날씨가 오락가락하지만 가을의 한가운데 있는게 분명하다. 모든 일과를 끝내고 그대의 안부를 묻는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내 인생에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등장할 줄이야.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랑을 꿈꾼다. 어마어마한 것을 이루어 놓았어도 그를 사랑하거나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공허할 것인가. 죽기 전에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이 계절에 어울리는 옷을 사고 싶지만 가을이 너무 짧을 것 같아 그만 두기로 했다. 대신 겨울옷을 사기로.ㅋ 매일 입고 다니던 검정색 잠바를 대신할 하얀색 잠바를 샀다. (선재업고튀어에 나오는 주인공이 입은 거랑 같아서. ㅋ) 그러고 나니 겨울이 오고 있다는 사실이 설레인다. 지금 날씨로는 눈이 올 것 같지 않지만 또 모를 일이다. 그대도 눈을 좋아하는지. 눈이 오는 날, 향초를 켜두고 시집을 읽고 싶다. 그리고 되도록 새벽에 일어나고 싶다. 순수하고 낭만적인 기분을 한껏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바람이 거세지는 걸 보니 겨울이 멀지 않았나보다. 겨울은 꿈꾸는 계절이다. 나무처럼 나도 좀 쉬었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만 하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팝콘이나 나초를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ㅋ 예전처럼 모든 영화를 볼 필요가 없는 지금이 좋다. 나와 닮은 내가 닮고 싶은 그런 것만 보며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전에는 그걸 몰랐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사랑은 그걸 깨닫게 해주기도 한다. 끊임없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대라는 사람이 내 인생에 뛰어 들었다는 것이 처음엔 믿기지 않고 두렵기도 했지만 이제는 너무 중요해진 존재가 되었다. 내 안을 사랑으로 충만하게 해주고 꿈꾸게 해주는 그대. 존재해 주어서 감사하다. 오늘도 설레는 하루되길 바라며... 또 쓰겠지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