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은 Apr 12. 2022

너를 왜 이제야 만났을까, 내사랑 웍!

요즘 저의 소울 메이트를 하나 만났습니다. 누구냐고요? 바로 웍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부터 웍에는 관심이 늘 있었습니다. 텔레비전에서 중국 요리하는 모습이 나올때면 주방장이 한 손으로 커다란 웍을, 다른 손으로는 국자를 들고 조리하는 모습이 그렇게 멋있어 보이더라고요. 게다가 웍으로 하는 요리는 뭐든지 맛있어 보였어요. 특히 활활 불이 타오르는 주방에서 기름을 두르고 야채나 고기를 볶을 때 나는 '촤르르~~' 소리는 침이 절로 고이게 만드는 환상 그 자체이지요.


그런데 한국에 있을 때 웍을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 늘 사기가 꺼려지더군요. 뭐 대단한 요리를 하겠다고 비싸고 무거운 웍을 사겠나 싶어서 몇 번을 장바구니에 넣어 두었다가 포기하곤 했지요. 대신 웍처럼 생긴 프라이팬을 주로 사용했어요. 프라이팬은 웍보다 훨씬 가볍고 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사용하기 편리하죠. 세척도 간단하고요. 그런데 코팅이 된 프라이팬은 오래 사용하면 코팅이 조금씩 벗겨집니다. 일단 코팅이 벗겨지면 계속 쓰기가 꺼려지는 것이 코팅 프라이팬이지요. 그래서 1년에 한번 정도 프라이팬을 교체해 줘야 했습니다. 웍은 대개 무쇠 재질입니다. 코팅 벗겨질 걱정이 없지요. 지금은 한국에서 무쇠 웍 가격이 얼마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캐나다에서 저는 이 웍을 43불,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약 4만3천원에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너무 좋아 보자 마자 속으로 소리 질렀죠. 앗싸~~ 득템!


캐나다에서 살고 있는 집에는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이 설치 되어 있는데 다행히 인덕션의 화구가 크고 화력이 좋아서 웍을 충분히 사용할 만합니다. 무엇보다 웍에 요리하니 무엇이든 저절로 맛있어 집니다!!! 웍의 마법인걸까요. 달라요. 맛이 정말 다릅니다(더불어, 한국의 식당맛이 그리울 땐...다시다를 살짝 넣습니다. 그러면 가족들이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먹는 답니다. ㅎㅎㅎ).


무쇠라서 많이 무거운게 흠이긴 합니다. 한 손으로는 절대 웍을 들 수가 없어요. 하지만 무쇠이다 보니 요리를 할 때 굉장히 빨리 달궈져서 볶는 요리에 정말 제격입니다. 단, 튀김은 쉽지 않더라고요. 금새 고온으로 올라가 불 조절을 실패하거나 조금 오래 튀기면 순식간에 타고 말거든요. 하지만 지지고 볶고 끓이는데는 웍이 최곱니다. 웍 덕분에 요리하는 맛이 납니다. 금방 달궈지니 요리 시간도 평소보다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우리 애들이 그러더군요. 캐나다에 와서 한식을 더 많이 먹는다고요.^^;;; 삼시세끼 늘 만들어 먹다 보니 본의 아니게 한식을 더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메뉴를 고민해야 하지만 웍이 있으니 요리가 두렵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재미 있어요. 물론 가끔 요리가 귀찮을 땐 햄버거 포장해 먹긴 하지만, 웍은 언제나 우리집의 하루 한끼 이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아...웍, 너를 왜 이제서야 알게 된 것인지...그동안 너를 주저했던 나의 지난 과오를 용서해 다오! 앞으로 에브리데이 너를 사랑해주마~~~


최애 요리 중 하나인 닭볶음탕
김말이 튀김 넣고 보글보글 매운 떡볶이
초고추장과 케첩을 반반 섞어 만드는 칠리 새우
캐나다에서 먹는 김말이 튀김맛...눈물 없이는 먹을 수 없다는...
캐나다는 프라이드 치킨이 한국보다 1.5배는 비쌉니다. 그래서 가끔 집에서 튀겨 먹어요.
소고기랑 갖은 야채 넣고 볶아 볶아~
중국에서 온 유채나물, 한번 볶아 먹어봤는데...흠...ㅎㅎㅎ
외할머니식 닭볶음탕, 무와 고춧가루를 넣고 시원하고 칼칼하게 끓여냅니다
역시 제육볶음은 사랑입니다...
자장을 웍에 만드니 비주얼이 진짜 중국 주방 같죠? ㅎㅎㅎ
닭갈비가 너무 먹고 싶던 어느날, 웍에 닭정육살, 야채, 떡, 고구마를 때려 넣고 고추장 소스로 볶아 볶아~
오뎅볶음도 웍에 볶으면 더 맛있습니당!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