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캐나다 런던은 늘 눈이 내리고, 눈이 내리면 기본으로 20센티미터 이상은 쌓이는데 그렇게 2~3일 정도 눈발이 날리면 다시 쨍하고 해가 떠서 눈이 사르륵 녹고, 다시 하루가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이 또 내립니다. 진정한 겨울의 나라이지요. 그래서 동계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뜨겁고, 실제로 동계스포츠 강국이기도 하고요.
하루 종일 햇볕이 쨍하니, 꼭 봄날 같은 Family's Day였던 월요일 오후, 바깥 기온이 무려 영상 7도가 되어 두꺼운 점퍼가 조금 부담스럽던 이 날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우리 가족은 나들이를 하기로 했어요. 겨울의 나라 캐나다에도 사복 사복 봄은 오고 있는가 봅니다.
캐나다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Family's Day가 있어요. 공휴일인 듯 학교와 관공서, 웬만한 마트들도 이날은 다 문을 닫습니다. 혹시나 우리가 놀러 갈 곳도 문이 닫혔는지 먼저 Google로 검색해보니 다행히 오늘은 문을 열었네요.
이렇게 맑고 파랗게 갠 하늘 보기 쉽지 않으니 얼른 외출을 할 수밖에요
아직은 곳곳에 눈이 쌓여 있지만 그래도 온도는 따듯했답니다
어디로 가나 고민하다가 어학원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알려주신 'Heeman's'라는 화원에 다녀오기로 했어요. 한국에 살 때도 3월이 되면 어김없이 화원에 들러 봄꽃들을 구경하고 가끔은 히아신스와 무스카리, 수선화를 손에 들고 오곤 했거든요. 또 텃밭을 하던 때에는 4월경 상추와 토마토, 호박과 감자 등을 사다가 키우기도 했었지요. 지금은 텃밭이든 정원이든 가꾸기는 쉽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캐나다의 화원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 일단은 Go~Go~
화원 가는 길에 이렇게 기찻길도 만났답니다. 기찻길은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이 생겼네요.
말을 키우는 목장 옆도 지나갔어요.
히맨스 입구
드디어 히맨스에 도착! 화원답게 입구부터 아주 산뜻하고 예쁘더라고요. 캐나다의 화원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제가 사진으로 구경시켜 드릴게요. 랜선 나들이 함께 떠나요~
대파처럼 튼튼하게 생긴 식물은 바로 수선화, 6.99불이길래 냉큼 하나 집어왔어요
진한 자줏빛 튤립도 예뻐서 집어 오고 싶었지만 간신히 참았답니다.
꺄아~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스폿, 꽃은 어쩜 이리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걸까요
갈대를 엮어 만든 듯한 내추럴한 화분들, 뭘 심어도 화초를 돋보이게 해 줄 것 같아요
이 날 사람들이 많았는데 특히 반려견을 데려온 캐네디언들이 많았어요
세인트 버나드 인 듯? 캐나다 사람들은 큰 개를 좋아하는지 산책 나오는 반려견들 대부분 덩치가 송아지만 하더군요.
다양한 화분들,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그만이네요
흰색과 연두색의 조합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화초, 이름은 잘 모르겠어요.
이건 라임나무예요. 레몬과 오렌지, 귤 꽃들은 저렇게 참 예쁘지요. 향기도 좋고요
요새 최고로 키우고 싶은 올리브 나무, 한국도 저 정도 크기면 가격이 사악한데 캐나다도 비싸긴 마찬가지였어요. 거의 400불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이건 아마도 보스턴 고사리? 행잉 식물로는 제격이죠. 이 아이도 가져오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꺄아~너무 예쁜 고무나무, 넌 얼마니? 도대체 얼마인 거니?
59.99불, 음 이 정도 크기에 6만 원 조금 안 되는 거면 한국보다 약간 저렴한 듯합니다
크~ 보기만 해도 너무 예쁜 선인장 스폿
2개에 3.99불이면 우리나라랑 가격이 비슷하네요.
다양한 상토와 원예용 제품들
다양한 꽃씨
전 황토색 테라코타 화분을 제일 좋아합니다
아기자기한 도자기 화분들
옥살리스는 캐나다에서도 인기가 있는가 봐요. 살짝 보랏빛이 도는 야리야리한 꽃잎이 청순하기도 하지요
관음죽 비스무레한 식물과 선인장 조합이 은근히 잘 어울려 찰칵
둘째가 고수를 키워 먹자고 해서 고수(Cilantro) 씨앗을 하나 샀어요. 미나리 씨앗도 찾아봤지만 여기에는 없네요 ㅠ.ㅠ
내 최애 나무인 뱅갈 고무나무, 가격은 69.99불
꼭 토란처럼 생긴 저 커다란 식물은 알로카시아, 이파리가 사람 얼굴 3배는 넘었어요. 알로카시아는 독성이 있어서 진액을 먹거나 피부에 묻으면 배탈나고 가렵고 괴롭습니다.
히맨스에서 팔고 있는 수제 사이다
베리맛 사이다는 어떤 맛일까, 잠시 궁금했지만... 가격이 비싸서 패스 ㅎㅎㅎ
저건 꿀이에요. 야생 베리 꽃의 꿀맛은 어떨까 궁금했지만... 역시나 패스 ㅎㅎㅎ
수선화와 흰 크로커스, 향기 좋은 히아신스, 고수 씨앗 4개를 샀어요. 가격은 tax 포함하니 18불 나왔네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 캐나다 시골 정경이에요. 저절로 그림을 그리고 싶게 만드는 아름다운 겨울의 전원이네요.
캐나다, 특히 이곳 동부는 겨울이 무척 길어서 5월이 되어야 봄이 온다고 하던데 오늘만큼은 예쁘고 싱싱한 식물들을 보며 봄의 기운을 만끽하고 왔네요. 그런데 설마... 진짜로 5월에 봄이 오는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