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아의 파편
그래서,
달거리는 달마다 걸리는 거지
달을 보면 마음이 걸리는 거지
수십만 개의 달을 키우는
배꼽 아래 작은 우주
달의 영혼은 본래 붉디붉어서
지구 옆 작은 태양이고 싶어서
오래된 기억처럼
처녀들은 피를 흘리지
세포 속에 숨겨둔 동그란 달을
차마 거두지 못해
달을 맨 처음 본
인간의 여인을
처음 본 달의 첫사랑
오래된 기억은
낡지도 않고
바래지도 않고
오로지 붉기만 해서
맨 살 아래로 흐르는
달의 눈물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게
* 달은 원시 지구와 테이아라는 행성이 서로 부딪쳐 그 파편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가설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