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살기 위한 몸부림
나는 가족이 있다.
나는 직업이 있다.
나는 배우자가 있다.
나를 꾸미고 있는 수식어들이 나의 역할을 만든다.
삶이 나의 역할들로 가득 채워진다.
가끔은 꽉 채워진 삶이 버거운데
내가 맡은 것들은 최소한의 역할이라고 한다.
머릿 속이 복잡하고
호르몬의 영향으로 우울할 때
역할 갈등은 더 심해진다.
한 번쯤 내 역할을 내려놓고
온전히 나의 쉼을 쉬고싶다.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출근 길 버스 안에서
오늘의 부동산 정보를 알아보며
시댁과 친정에서 번갈아 들은 말을 떠올린다.
'여자는 부동산을 잘 알아야 한다.'
'여자가 재테크 지식이 있어야 한다.'
아내이자 여성으로서 내게 부여된 역할.
이 역할에 짊어진 의무감들이
정말 상식적인 의무인가.
다음의 명제들을 참으로 만드는 근거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