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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승호 Mar 11. 2024

은퇴 후"세월"

시간이 흐르면 세월이 된다.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겐 세월의 속도가 자기 나이 숫자대로 간다. 하지만 마음의 속도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본인이 속도 조절을 할 수 있다. 속도 조절을 가장 하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은 빨리 가고 세월은 더디기를 바란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시간은 삶의 의무를 부여하기 때문에 탈피하고 싶어서이다.


 세월을 거스를 수 있는 것은 즐겁게 사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무 생각 없이 즐거움만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적인 삶을 살아야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온다. 목표는 크기에 구애받지 않아도 되고, 그리고 자주 수정해도 좋다.



  오늘은 회사에 입사한 기념일이다. 그런데 오늘 회사일로 종일 기분이 좋지 않아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하루였다. 나는 요즘 관리자들이 바뀐 후로 이런 감정이 자주 든다. 주변 동료들은 마음을 넓게 가지면서 현실을 인식하고 참으라고 한다. 솔직히 나는 관리자들과 관계 때문에 참고 싶지는 않다. 첫째 내 가정, 두 번째는 주변 동료들 때문에 참는다. 내가 실직이 되면 가정엔 경제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주변 동료들에겐 사무실의 압박 관리로 인해 많은 스트레스를 줄 것 같아 참는 것이다. 어쩌면 이것이 동료들이 말한 현실일 것이다.


 어제저녁 동료들과 술을 많이 마셨다. 술을 마실 때는 회사일도 잠시 잊고 스트레스도 풀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을 해야 되는데 정말 쉬고 싶다. 그래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회사로 출근했다. 하루 종일 숙취로 죽을 지경이다. 오늘도 하루가 빨리 지나기를 바란다.


 집으로 퇴근하니 아내가 눈을 부릅뜨고 현관문을 열어준다. 아차 싶다. 어제저녁 집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무조건 빌었다. 기억이 없기 때문에 이 방법밖에 없다. 아내가 잠들 때까지 소파에 앉아 눈치만 보고 있다.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잠을 자려고 하니 잠이 들지 않는다. 며칠 동안 회사일을 소홀히 해 밀린 일이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내일 아침 일찍 출근해서 처리해야지 하고 마음먹는다. 빨리 아침이 왔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렇게 시간 시간 재촉하는 마음을 모아 세월을 만들어놓고, 세월이 유수 같다고 탓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이렇듯 보통 사람들은 순간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란다. 어쩌면 이런 사고와 생활이 정상적일 줄도 모른다. 너무 완벽하게 살면은 스스로 피곤할 수도 있으니까. 그래서 유수와 같은 세월은 약일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을 잊게 해 마음을 치유해 주니까.


 나는 마음먹었다. 세월을 의식하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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