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는 밝다

부모님께 배운 삶 교육

by 눈썹달

어릴 적 집이 가난했던 한 시절이 있었다.(그렇다고 지금 부자가 된 건 아니다.)



아빠의 사업이 실패하고 빚더미에 앉아 마이너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던 시절. 방 두 칸짜리 반지하 셋집에서 여섯 식구가 살아야 했고 장마철엔 집으로 물이 넘쳐 들어 붕 뜬 장판 아래로 물을 퍼내야 했던 시절. 철없던 나는 부모님을 원망도 많이 했지만, 세월이 지나 그 시절을 되돌아봤을 때 신기한 건... 그렇다고 해서 그때 뭐가 얼마나 없고 부족했었는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는 거였다.



집은 허름하고 생활고에 종종 고단함을 토로하던 부모님이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나는 건 그 힘든 시절에도 우리 삼 남매에게 엄마표 피자와 통닭을 만들어주고 엄마표 라면땅이나 누룽지과자를 만들어주던 모습. 엄마가 원하는 만큼 돈이 모인 결과로 크리스마스 때 빌고 빌었던 마이마이 카세트를 산타에게 선물 받았던 기억. 그 와중에도 가끔 책을 읽던 엄마의 모습, 꼬박꼬박 곗돈을 붓고 통장에 돈을 모으고 빨간 돼지저금통에도 잔돈을 모으던 모습. 망한 자리에 식당을 차린 부모님은 내가 친구들과 한 번씩 오면 푸짐하게 퍼주며 내 기를 살려주었다. 지나고 나니 그 모든 시간에 희생과 감사와 사랑이 녹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난해서 부족하게 자랐다는 기억이 아니라 받은 것들 더 많았다는 점에서, 엄마와 아빠가 사는 동안 얼마나 알뜰하게 선택과 집중을 잘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가족을 꾸리고 자식을 낳아 키워보니 참 사는 게 힘들고 알뜰하게 살기는 더 어려운데, 그때 부모님은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지난 연휴에 어버이날을 미리 기념하러 친정에 다녀왔다.



아빠 엄마를 보며 이번에 특별히 느낀 건, 나는 두 분의 자식이니 미래가 밝을 거라는 거였다. 평범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사랑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다. 그런 나도 뭐든지 나름 현명하게 해결하고 이겨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운이 불현듯 솟았다. 이런 게 바로 부모를 통해 배우는 산 교육, 삶 교육이자 참 교육이 아닐까.



살면서 시시때때로 불안감이 엄습할 때면 나는 기억하기로 했다. 아빠엄마 덕분에 잘 살아갈 거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 사진 출처: Unsplash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