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7. 21.
난 주 금요일 1차 정밀검사를 받았다. 10분가량 초음파를 했는데 이렇게 자세하게 행복이를 본 건 처음이었다. 정밀 초음파의 목적은 태아의 목둘레를 촬영하는 것이다. 목 뒤의 두께가 3mm를 넘으면 유전적 결함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행복이는 1.5mm로 정상범위에 있었다.
이런 순간 하나하나 얼마나 떨리고 감사하고 반복인지 모른다.
목둘레를 체크해야 하는데 행복이가 자꾸 몸을 꿈틀거리고 목을 잘 안보여줬다. 덕분에 더 오래 행복이를 볼 수 있었다. 녀석~ 행복이가 팔을 나의 배쪽으로 쭉 뻗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이런 작은 동작 하나가 사랑스럽고 감동인데, 이 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임신 13주에 접어들었다.
이번 주부터는 임산부를 위한 단축근무도 끝났다.
6시간씩 근무하다가 다시 원래대로 8시간 근무로 돌아오니 어찌나 길게 느껴지는지...
그래도 몸 컨디션이 확실히 초기 때보다 좋아져서 다행이다.
초기 때는 정말 임신육아서적에 나온 것처럼 시도때도 없이 메스껍고 기운이 없었다.
그래도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쌩쌩한 편이다.
임신 4개월(13주~16주)에 들어서면, 일단 유산의 위험이 현저히 줄어든다.
태아가 완전히 모체에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는 단계란다.
그리고 다음에 진료를 보러 갈 때(16주)는 성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과연!
입덧이 끝나면 식욕이 돌아와 체중이 늘 수 있는데, 조심해야 한단다. 임신 20주까지는 주당 0.32kg, 임신 20주부터 후기까지는 주당 0.45kg 이상 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순 계산하면 20주까지는 6.4kg 이상, 후기까지는 9kg) 산도 주변에 지방이 쌓이면 아기 낳을 때 힘들고 임신중독증, 당뇨병, 임신성 고혈압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걱정이 될만큼 식욕이 터지지 않았고(원래 여름에는 입맛이 없는 편), 임신하고 나서 술도 안먹고 그에 따라 야식도 안 먹기 때문에 체중은 임신 전과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 그리고 나는 키가 크기 때문에 살이 찌면 엄청나게 거대해질 수 있으므로, 조심하려고 한다. 그러나 임신 후기에 과연 나는 어떤 모습일지..하하하
행복이가 뱃속에 있는데, 요즘 그걸 망각한 채 나쁜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누군가를 싫어하고 의심하고 가십거리를 만들어내고. 내가 싫어했던 인간의 유형을 내가 재연하고 있는 것 같아서 반성하는 밤이다. 아이에게 좋은 책을 백 번 읽어주는 것보다, 무섭게 화내는 한 번이 더 잊지 못할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좋은 마음으로 따뜻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지.
그런 면에선 남편을 배울 필요가 있다. 남편이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쁘게 말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또 늘 밝고 별거 아닌 걸로도 껄껄껄 잘 웃는다. 남편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모습을 쭉쭉 흡수해 우리 행복이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
이 시간 이후 행복맘이 기억해야 할 세 가지
1. 모든 사람은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 소중한 친구라는 걸 기억하자.
2. 다른 사람의 의도를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
3. 가루는 칠수록 고와지고 말은 할수록 거칠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