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8. 28
임산부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아이를 만난다는 일생일대의 중대사를 앞두고 있는데, 시간이 어떻게 빨리갈 수 있을까. 거기에 코로나까지 겹쳐 집, 회사를 반복하는 지루한 일상이라 더 그런 듯하다.
이번 주부터는 회사의 배려로 임신한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참 고마운 일이지만, 집에서 일을 처리하려니 번거로운 일들이 많이 발생하긴 한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싶다.
행복이는 아주 건강하게 크고 있단다. 250g 정도로 시기에 딱 맞게 성장 중이다.
어젯밤에는 처음으로 태동도 느꼈다. 이게 태동이 맞나 싶긴하지만.
행복이는 쑥쑥 크고 있는데, 마음은 사소한 걸로 동요될 때가 있다. 그래도 그럴 때마다 뱃속에 있는 행복이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지만. 부정적이고 복잡한 생각을 가급적 짧게 끝내고 재밌고 행복한 생각 위주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래서 가급적 정치, 시사 뉴스는 멀리하고 블랙핑크나, 수지처럼 예쁜 아이돌이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보려고 노력하지만, 오래 볼 건 못되는 듯하다. 여전히 정치, 사회 뉴스를 찾아보며 열을 내는 나다.
어제 언니가 와서 이것저것 챙겨주고 갔다. 그중 하나는 내가 만들다가 마무리를 못한 마크라메! 귀여운 장식과 행복이에게 짧은 메시지를 쓴 엽서까지 직접 그려서 꽂아줬다. 역시 손재주가 정말 좋다. 이런 다정한 언니가 있어서 참 감사하다.
행복이에게 나는 이런 엄마가 되고 싶다.
- 웃는 모습이 예쁘고 따뜻한 엄마
- 동화책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엄마
- 사람에게 편견을 갖지 않는 엄마
- 관대한 마음으로 품어주는 엄마
- 꾸준히 운동하는 건강한 엄마
- 자기만의 스타일로 멋을 부릴 줄 아는 엄마
- 아빠랑 세상에서 제일 친한 친구처럼 지내는 엄마
다 노력해야겠지만, 특히 관대한 마음을 갖는 게 요즘 정말 도전이다.
누군가의 실수를 지적하기보다는 품어주고 덮어주고 싶은데 마음처럼 잘 안 된다.
누군가를 나무라기는 쉽지만, 안아주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도 노력해야지, 곧 태어날 행복이를 생각하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