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어른들 안에는 저마다의 아이가 산대

by 앵두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사랑받는 어린 아이를 바라 보는 어른은 부러운 마음이 가득했다. 왜 다 커버린 어른이 자신보다 한참 어린 아이로부터 부러움을 느끼냐고? 그 짧은 순간만큼의 어른은 작고 어렸던 7살의 아이로 존재했었다는 것 밖에는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유년 시절의 기억은 생각보다 우리의 마음 속에 오랫동안 남아 평생을 같이 살아간다. 어렸을 때라며 다 잊어버릴 거라고 치부하는 건 아이의 상처를 회피하려는 일말의 핑계만 될 뿐이었다.


7살의 아이는 어른의 삶에서 천천히 잊혀져 갔을 뿐 어른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지워지는 건 아니었다. 보듬어주기는 커녕 이해하기만을 강요받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어린 아이는 어른이 되어 밤마다 선명해지는 숨죽여 울던 날들의 감각에 괴로워했다.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부서지는 불빛에 눈을 꿈뻑이며 하고 싶었던 말을 삼켜내기 바빴던 어린 아이는 이제 어른의 눈앞에 사라지고 없다.


어른은 아이의 기억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기억 속의 아이처럼 세상에 더는 이런 아이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이내 그들에게 품을 내어준다. 아이에게 필요했던 건 친구가 멋쩍게 자랑하는 장난감도, 티비에서 보던 새 신발도 아니었다. 작은 아이를 아무 이유없이 감싸주는 따뜻한 눈맞춤과 서러움을 헤아리는 포옹이었다.


나는 이런 기억을 지닌 채 묵묵히 살아가는 어른들이 아무리 늦게 치유가 되더라도 이내 전보다는 괜찮아지기를 바란다. 손 하나로 나이를 표현할 수 없을만큼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위로 받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과거에 살고 있는 저마다 자신 속에 존재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귀울이고 위로를 건네다 보면, 슬픔으로 끝을 매듭지는 상념의 문을 두드리지 않겠지. 그때 아팠던 건 당연했고 이젠 괜찮다고 말하는 맑게 갠 얼굴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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