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어. 단단한 사람이 되면, 내가 숨 가삐 겪은 일들에 더 이상 개의치 않을 줄 알았거든. 그런데 사람은 알면 알 수록 마치 지점토와 같아서 계속 매만지지 않으면 이내 딱딱하게 굳어버려 새로운 형태를 기대하기 어렵더라고. 새로운 색을 섞어도 볼 수도, 따뜻한 손길을 줄 수도 없어서 인지 공기 중으로 날아간 온기를 그리워하는 차가운 물체가 될 수밖에.
그래서 나는 부드러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마음속에 꽁꽁 매듭지어 놓았어. 하지만 언제, 그리고 어떻게 찾아올지 예고 한 편 주지 않는 불안들을 마주할 때면 그 마음을 구석 어딘가에 툭 던져 놓은 채 나를 구원해줄 누군가를 찾고 있더라.
가끔 정말 좁디좁은 세상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나에게 무조건 요렇게 저렇게 인생을 살아야 옳게 인생을 사는 거라고 자신의 영웅담과 본인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를 내게 요구할 때면 나는 숨이 막혀와. 왜 저러나 싶다가도 뒤돌아 보면 이상하게 그들이 말하는 길을 걷지 않는 나 자신에 대해 물음표를 붙이게 되더라고. 그러다 내 마음이 하나도 가미되지 않은 선택들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게 되는 것 같아.
지점토로 만들어 낸 오브제로 일찍 나 자신을 특정 물건으로 재단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다른 색과 섞여도 자연스럽고 조금만 조물조물해주면 어떤 것도 될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그런 자유로움을 느끼다 시간이 지나면 썩 마음에 드는 형체로 남아있을 수도 있는 거지. 그저 긍정적인 변화를 놓치고 사는 내가 되는 것만큼은 꼭 막고 싶었었던 마음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