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You inspire me

겨울바람

by Iris K HYUN





그 사람은 추운 것이 싫다며 자신의 여름을 다시 찾고 싶다고 했다.


나는 한겨울에 태어났고 어린 시절 겨울이 무척 좋았다. 밖이 추워도 집이 따뜻해서 좋았다. 남들에 비해 추위를 더 타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추우면 오히려 설레기까지 했으니까. 그런데 언젠가부터 나는 겨울이 추워졌다. 비슷하게 추운 그 겨울들을 난 내가 견뎌내지 못할 것처럼 혹독하게 느꼈다.


뜨거워서 타들어갈 것 같은 감각은 괜찮은데 추워서 온몸이 굳어버릴 것 같은 감각은 안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얼굴을 베어버릴 듯 칼날같이 아주 찬 바람을 한동안 그대로 맞고 서 있어보니 어느 순간 등 뒤에서 따뜻한 무언가가 나를 덮어주는 것 같은 착각이 일었다.


나는 여름을 애타게 찾는 그 남자에게 말했다. 겨울은 영원하지 않다고.


겨울바람 속에 미세하게 봄이 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태어난 계절을 다시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막스 리처의 노벰버, 처음에 이걸 들었던 당시 난 춥다고 느꼈다. 실제 여기보다 훨씬 더 추운 나라에 있었다. 시리게 차고 검푸른 물의 움직임이 연상되었다. 그런데 다시 듣는 지금 불 같다. 바람에 더 거세게 활활 타오르는 불의 춤. 내가 오랜 시간 좋아했던 겨울의 조각들이 다 이어 붙어져 움직이는 느낌이다. 잊고 있었는데.. 그 조각들에서 본 난 겨울바람이 두렵지 않은 아이였다.



https://youtu.be/2Bb0k9HgQxc

곡에 끝에서 무슨 계절이 느껴지시나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