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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현 Jan 09. 2024

당신의 세상에서 본 나의 세상(17)

서울 (10)

아트 하우스 모모에서 만난 눈입니다. 






힐마 아프 클린트 



지금이 아니라 미래에 주는 그림이라고 했다

그녀가 죽고 볼 수 있었던 그림들



당장 자신이 얻는 것에

아쉬울 것 없는 인간이 있다니



여러 개의 눈이 가득 찬 크고 작은 방

끝없는 방의 물결



그녀가 열정을 다해 그려낸

지금 이야기

그녀가 없어도 말이 되는

우리 이야기



그 속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눈을 봤다







+ 힐마 아프 클린트는 1862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화가다. 20년 동안 자신의 작품을 공개하지 말라는 그녀의 유언에 따라 시간이 흐르고 그녀의 작품은 대중에게 알려졌다. 우리에게 익숙한 칸딘스키보다 앞서 추상을 시작했다고. (-칸딘스키나 말레비치가 추상화를 자신들의 발명품이라고 선언하기 몇 년 전 이미 그녀는 비구상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추상이지만 자연주의적이다. 아주 큰 화폭에 꽃, 잎사귀, 물, 은하수 나선 등의 소재를 서정적, 신비주의적 방식으로 표현했다. 




식물의 분출하는 힘 뒤에는 감각의 따뜻함이 숨어 있고, 동물의 활발함 뒤에는 사고의 힘이 숨어 있다. 돌의 진지함 속에서 사고와 감각은 통합된다. 



~ 다큐 보고 나서 그녀의 평전을 샀습니다. 펼쳐서 읽고 있는데 그녀도 그녀지만 하나의 존재의 탄생에 모든 사람들이 그물망처럼 서로 아주 잘 엮여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심지어 그녀가 태어나기 전 클린트 가문의 역사도, 사후의 사람들도요. 언젠가 구겐하임 미술관에서(그때는 작품이 어디에 있을지 모르지만) 원 사이즈로 그녀가 그린 세계를 감상해보고 싶습니다.   




0. 그녀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아니라, 존재할 수도 있는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났다. 그녀의 작품은 대상이나 경계선 안쪽을 다루지 않는다. 그녀의 작품에는 삶이 왜곡되지 않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윙윙거리고, 붕붕거리고, 회전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00. 그녀는 회화사에서 한 자리를 확고하게 차지하는 것보다 더 커다란 의미를 도모했다. 그녀는 자신의 작품이 쓸데없이 세상을 작게 만드는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확신했다. 인습으로 굳어버린 사고 형태와 경직된 질서 역시 그녀에게는 버려야만 할 것에 해당되었다. 




~~ 눈 인터뷰 연재는 잠시 쉬어갑니다. 한국을 떠나 있는 동안 정비를 해서 다시 돌아올게요! 앞으로 어떤 눈을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제 여정에서 만나는 눈들, 그 흥미로운 연결을 계속 기대해 주세요. 더 많은 사람들과 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입니다. 




 

생각이 점점 더 활기차게 진동할수록 지상에서의 삶은 더욱 생동감 넘칠 것이며 누구나 자신의 상상력으로 물질을 처리할 수 있게 된다





Hilma Af Klint 1862-1944



Group IV, The Ten Largest, No. 7, Adulthood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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