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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현 Mar 21. 2024

풍경



오늘 예정된 연재 글(눈 인터뷰)은

나리와 리처드의 눈이었고 그들의 아름다운 공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순서 상 그러했는데 오늘 인터뷰를 업데이트하려는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눈 인터뷰는 한 주 쉬어간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서

한주 더 쉬고 싶어졌다.


애정이 아닌 사랑은

여전히 어렵다.






나리와 리처드 집 정원에서 보이는 산이다.





내가 여기 도착했을 때 나리는 집보다 '산'을 내게 먼저 소개했다.



사람 얼굴이 보여요?



나는 가방을 멘 채로 집 마당 한가운데 서서 나리가 허공에 그리는 얼굴 선을 보려고 집중했다. 예전에 엄마가 숲 속에서 찍힌 예수님 사진?을 보고 얼굴을 찾아보라고 하던 생각이 났다. 성당 다니는 사람 집에 가면 가끔 붙어있는, 어린 내겐 아무 의미가 없는 검고 흰색이 별안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이던 순간 같은 거다. (우리집에도 붙어 있었는데 엄마가 설명해주기 전까지 나는 예수님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나리가 공들여 내게 산 얼굴을 알려준 덕분에 난 어디서 그걸 보든 내가 처음 찾은 그 형상을 봤다.  




그들의 정원에 앉아 그림 같은 산을 쳐다보고 있는 시간이 참 좋았다. 마당에 앉아 어딜 둘러보아도 자연이 액자처럼 담기는 그 느낌이 내가 되게 큰 사람이 된 것처럼 시원했다. 숨을 크게 들이쉬면 저 산처럼 크게 부풀 수도 있을 것처럼.






가끔 내가 하릴없이 산을 쳐다보고 있으면

고양이가 옆에 와서 그냥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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