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현 Aug 26. 2024

미래를 기억하다 +3+

이솔아



 
세상을 다니며 사람들의 눈을 쳐다본 지 꽤 되었습니다. 이번엔 시즌 3로 부제가 있습니다.

'Remember the Future (미래를 기억하다)' 입니다.

눈이 바라보는 미래를 함께 바라봅니다. 그 가능성의 세계를 지금처럼 바라보아요. 그리고 눈을 마음에 담아 시를 적어 보냅니다. 그들의 우주를 여행하지만 제 안을 여행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우연히 만난 눈 속에는 언제나 제가 들어있었으니까요.

저를 구독하시는 분들도 우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보내드리는 눈에서 필연의 보석을 보시길 바라며 마음으로 전합니다. '당신의 이름으로' 세상에 크게 울리길 바라며.




오늘 인터뷰이 이솔아 님은 방짜유기 장인 이종덕 님의 따님입니다. 방짜유기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고 사람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솔아





1막


수천 번, 수만 번 두드렸소

죽이고 싶은 이를 떠올렸으나

이내 나를 두드렸소


어두운 밤 나의 소리는

사람들을 지나

달빛이 되고

까만 밤 별을 잇는

빛이 되었소


소리는 오늘도

새로운 고개를 넘었소



2막


말도 안 되는 깜깜함에도

당신이 웃으면 좋겠어요

나의 흔들림이 우습게 보여 웃는다면

그 편도 나쁘지 않아요



무거운 삶은

알려주었지

가장 가볍게

존재하는 마법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려도

자신이 누군지 알아



나무가 노래하니

모두가 춤을 추며

숨숨숨



쉽게 보이는

여유로운 바람에

가장 진한 웃음이

일어나 숨숨숨



오늘 이 자리에서

가장 똑똑한 나무를 보았어

지혜로운 솔아




3막


아이가 일어나

춤을 추며 웃네

나무의 기쁨을 닮은

나무의 기쁨을 아는






이종덕 장인에서 시작된 이야기




 

+ 위에 찍은 '눈' 사진은 제가 인터뷰 때 담은 눈이 아니에요. 눈을 바라보며 인터뷰를 신나게 하고 나서 사진을 찍는 걸 깜빡하고 나온 거예요. 전주를 떠날 때까지 저는 눈을 담은 줄 알고 있었어요. 아주 반짝였던 그 순간은 제 기억 속에만 있어요. 위 사진(왼쪽)은 셀카로 찍어 보내주신 사진이고요. 오른쪽 눈은 제가 오늘 영상 통화를 요청하여 캡처한 것이에요.



++ 처음 가본 전주에서 저는 이종덕 장인을 비롯하여 여러 분야의 장인을 우연히 뵈었는데요.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그 오랜 세월에 켜켜이 쌓인 지혜를 아주 가볍게 말씀하셨어요. 셀 수 없는 두드림의 시간을 수많은 드라마로 멋지게 엮어 설명해 주실 법도 한데 장인은 웃으며 그러셨어요. 죽이고 싶은 사람 생각하며 두들겼다고요. 그분의 아주 처음이 너무도 소탈하여 웃음이 났어요. 이런 것이 장인의 여유일까요. 상황이 어렵고 힘들어도 상대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는 그 여유가 오랜만에 참 귀하게 느껴졌습니다. 사라고 권하지도 않는 그 이야기를 자꾸만 귀 기울여 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분이 만든 수많은 아이들?이 장인 대신 말을 해요. 서로 다른 울림을 가진 색들이 스스로 나서서 이야기를 만들어요. 장인의 삶 속에 흐르는 이야기들을 혼자 상상하며 이리저리 엮어보니 소리가 제게 더 의미 있게 남아요. 아이들에게 이름이 생겼어요.

행사가 끝나고 좀 조용한 시간을 찾아 이종덕 장인의 눈을 보려고 했어요. 애초에는 그럴 마음이었는데... 제가 간 날은 따님이 계셨어요. 어쩌면 저는 따님의 눈에서 미래를 읽어야 했나 봅니다.



+++ 사람들을 웃게 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솔아 님, '그녀가 가장 기쁜 순간을 이야기할 때' 저는 웃었어요. 반짝반짝, 그 눈이 얼마나 예쁘던지요. 그때를 그대로 담지 못해 아쉽지만 저는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반짝임을 닮은 눈, 그녀가 보여주는 영상에서도 보았습니다. 엄마의 모습을 따라 하는 어린 딸, 아이는 설명하지 않아도 엄마가 하는 일의 의미를 아는가 봅니다.






제가 이번에 선물 받은 명상용 싱잉볼이에요. 이 아이의 이름은 '중심'이라고 지었어요. 주변이 아주 매우 시끄러운 상황에서도 중심을 잡고 존재감을 유지한 채 맑게 울리거든요. 어떤 상황에서도 '내 안에서 만들어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존재입니다. 그 모든 이야기에 여유를 가질 수 있어요. 칠 때마다 그걸 잊지 않게 도와줍니다.




나의 중심이




'이솔아 싱잉볼'은 어떤 소리가 날까요? 아버지의 오랜 이야기가 솔아님을 지나며 사람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로 더욱 확장되고 풍성해지겠지요? 찰나의 기쁨을 담은 아이들의 이야기요. 저의 중심이처럼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은 소리를 고르셔서 소장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멀리 네팔, 티벳에 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장인이 만든 싱잉볼의 울림이 얼마나 멋진지 기회가 되시면 느껴보세요. 관심있으신 분은 요기로 가보셔요. 방짜유기 페이지





이솔아 님의 미래의 눈이 지금에 주는 한마디에요.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잘하고 있어.

 




이전 02화 미래를 기억하다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