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그 사람은 왜 그걸 만들까+둘

앤조이 터키 요리하는 CEO 쟈스민

by Iris K HYUN

글 제목을 바꿔달았다.


"그 사람은 왜 그걸 만들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시장에 팔 수 있는 물건을 내어놓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 사람은 왜 그걸 만들까?(혹은 그걸 왜 할까?의 질문일수도 있겠다)를 생각해 보게 된다. 나도 인생 최초로 책이 아닌 형태의 굿즈를 만들어 보고 있다. 여러 고민들을 하다보니.. '그 사람이 생산하기에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구나' 하는 물건이 눈에 들어온다. 거기엔 세상에 전하고 싶은 그 사람만의 메시지가 있다. 사람들이 '잘' 쓸 수 있는 형태로.



-0.0-

그래서 그 사람은 왜 그걸 만들까?


두 번째 눈은 터키 레스토랑의 셰프님의 눈이다. 이 역시 정식 인터뷰가 아니라 그곳에서 식사를 하고 눈 인터뷰에서 늘 하던 질문을 드렸다. 정식 인터뷰라 해도 별 차이가 없을 것 같긴 하다. 눈이 보려는 세상을 여쭈어보고 그분이 만드신 걸 느껴보는 것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야기를 듣는 건 언제나 재밌다. 그분의 열정이 담긴 이야기라면 더욱이.


파주에 터키의 맛을 느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앤조이터키! 거기엔 나의 오랜 터키의 기억도 있다. 처음엔 혼자 갔는데, 가족들한테도 소개해 주고 싶어서 같이 가자고 했다. 내게 너무도 좋은 기억이었던 터키를 같이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잠깐 여담을 하자면.. 난 대학원 졸업 후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UCCN 업무를 했다. 당시 이천이 유네스코창의도시네트워크 공예분야로 선정되었다. 그래서 거기서 열린 컨퍼런스를 준비하면서 리버풀의 연구자를 연사로 초대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었다. 나는 무려 영국도 안 가보고 영국 사례를 연구한 논문을 썼는데 쓰고 나서 현실을 알게 되는... 나의 인생은 늘 그런 것 같다. 그때 루쓰 씨가 준 비틀즈 머그컵은 아직까지 잘 쓰고 있다. 그해 내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맞춰 나는 그렇게 '터키'를 여행했었다. (UCCN 미식도시로 등록된 터키와 한국 지역은 어딜까 궁금하여 찾아보았다. 그 답은 아래 사진 밑에)


터키,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가는데마다 나는 아주 귀한 손님이 된 느낌이었다. 실제로 터키는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는 문화가 있다. 그들은 진심으로 자신의 최고의 것을 내어주고 보여주고 싶어 했다. 대학 때 프랑스에서 만났던 친구 둘도 만났는데 그때의 전우애? 덕분인지 내가 머문 며칠 동안 터키의 모든 맛은 (잠까지 줄여가며) 다 본 것 같다. 매번 배가 불러 지쳐 잠들었다. 집에 오면 어머니가 디저트를 또 차려주셨다.


터키 하면 케밥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말 다양한 음식이 있다. 미식의 나라다. 음식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다. 그렇게 다양한 게 많은데 조식이 너무 좋다고 하면.. 친구들이 섭섭해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터키의 조식을 좋아했다. 되게 단순해 보이는데 색과 맛이 골고루 있다. 식기가 화려해서 그런가 아침이 밝아진다. 무엇보다 내 장이랑 잘 맞는다. 토마토, 오이, 양파, 올리브, 파슬리, 무화과, 화이트 치즈에 올리브 오일이랑 레몬즙 뿌린 샐러드, 장이 매번 그렇게나 기뻐했다. 변비로 고통받던 누군가도 매일 화장실을 간다며 참으로 흡족해했다. 빵도 맛난다. 한달 동안 거의 빵순이가 되었다.





프랑스에 크림브륄레가 있다면 터키엔 규네페? 나의 최애 디저트. 겉은 바삭 단단, 안은 녹아.
손으로 맛있다를 표현 중ㅡ 촉 규젤(좌), 물담배 시연ㅎㅎ 수박맛도 메론맛도 있고(우)
현대와 과거를 넘나드는 여행, 계속 먹고 있다.
너무나 행복했던 시간
단소 나보다 잘 부는 터키인, 길거리를 걷다보면 계속 먹는 홍합밥

오눌, 오산 이들은 어릴 때부터 친구인데 서로를 칸카라고 부른다. 피를 나눈 형제만큼 가까운 친구 사이에 쓴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전우애를 나누다 보니 나도 그들의 칸카가 되었다. 페북에서 뒤지니 사진들이 좀 있다. 먹은 건 많은데 찾을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쵹규젤(아주 맛있다)를 버릇처럼 외치고 다녔다. 마지막 사진은 벗겨진 돔 천장에 천사가 보인다. 이걸 그대로 둔 게 나에게는 서로에 대한 존중처럼 느껴졌다. 2020년 이후 다시 모스크가 되면서 감탄하며 보았던 이런 공존을 자유롭게 볼 수 없게 되었다.




+ 참고로 유네스코창의도시네트워크에서 미식으로 선정된 한국의 도시는 2012년 전주, 2023년 강릉이다. 제주나 남해가 잠재후보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터키의 경우가 흥미로운데 잘 안 들어본 곳이라서 그렇다. 가지안테프(Gaziantep) 2015년, 하타이(Hatay) 2017년, 아피온카라히사르(Afyonkarahisar) 2019년 등이 있다. 언제가 가볼 수 있으면 그곳의 맛도 담고 싶다. 하타이는 그리스도교. 이슬람. 유대교가 함께 살아온 터키 안의 작은 예루살렘 같은 곳이라고 안내가 되어 있어 더 흥미롭다. 다름이 잘 공존하고 있는 모습, 나의 인생 테마 같다. 언제나 거기에 이끌렸다.



@.@


파주에 '앤조이 터키' 이야기를 하는데 내 이야기를 이렇게나 길게 한 이유는 내가 이곳에서 만난 맛이 그때의 기억을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음식 하나하나에 정성스러운 마음이 있는 그 시간들. 이 공간은 터키를 여행한 사람에게는 그 기억을, 아직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새로운 여행의 기대와 설렘을 준다.


추석 연휴 기간에 방문해서 추석 세트 메뉴로 이것저것 조금씩 먹어보았다. 단.짠.매콤. 담백. 모든 자극이 조화롭다. 이날은 홍합밥에 홍합이 두배로 올라간다는 문구를 보며 입장했다. 다른 날은 통통한 가지가 3개 남았다며 탐스럽게 그려져 있었다. 세프님은 통통한 가지를 발견하지 못하면 그날은 그 요리를 하지 않으신다고 했다. 그만큼 재료에 진심이 느껴진다.


내가 귀한 손님이 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 모든 음식들, 그리고 가족의 일원이 된 것처럼 느끼게 해 준 그 집을 떠올리게 한다.

앤조이터키에서 그 시간에 머물렀다.

나의 가족들과 함께.


조카랑 밖에 정원 공간을 걸으며 새, 자동차, 꽃, 나무, 열매처럼 뿌려진 블루아이, 예쁜 푸른 집도 구경했다.



함께 하는 맛의 기억을 만들어준 오늘의 눈, 감사합니다.






가족과 터키여행!




셰프님의 기쁨은 무엇인가요?

보고 싶은 세상은요?


가족들이 행복하면 좋겠고요.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세상이면 좋겠어요.





셰프님도 책을 준비하고 계신다고 했다.

그 이야기도 기대할게요!



앤조이터키



++++++++

"그 사람은 왜 그걸 만들까?"에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으신 대표님이 계시다면

저에게 눈 인터뷰 요청해 주세요.

당신의 고유한 빛을 브랜드에 담아 드립니다.

당신이 보고 싶은 세상을 함께 봅니다.

아마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당신이 보는 세상이 더 멋질 지도 몰라요. 함께 보면요!


그 분의 물건, 공간을 전달하는 방식은

매번 다릅니다. 제가 직관적으로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는 방식으로 해요.

당신의 멋진 세계관이 유어아이즈와 만나면 더 확장되실 거에요!


관심있으신 분은 구글폼으로 신청해주시거나 메일로 문의해주세요.

brighthyun1111@gmail.com


인터뷰 요청하시면 유어아이즈에 비저너리로 자동 참여됩니다.

자신의 비전을 남기는 일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일이 될 거예요!




새로운 터키 인연, 다음에 오면 앤조이 터키에 데려가야겠다^^


keyword